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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문화 내일의 주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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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문화 내일의 주역들
  • 김복실
  • 승인 1999.11.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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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동아리‘또래소리’에서 활동했던 우현제씨는 ...
고등학교 다닐 때 학교 밖 풍물동아리‘또래소리’에서 활동했던 우현제씨는 대학(한서대
2학년)생이 돼서는 지역청년풍물패‘하늘’에서 부쇠로 활약하고 있다. 혜전대를 졸업하고
홍성서 직장생활하며 하늘회원으로 참여하는 이용희씨도 또래소리 출신이다. 청소년문화 동
아리 활동을 했던 이들이 지역문화로 흡수돼 문화를 일구는 일꾼으로 활약하고 있는 경우
다.

홍성여고 2학년 김설기 양은 올 한 해를 무척 신나게 보냈다. 학교연극반 멤버로 학교축
제와 홍성지역학생연극제에 참가했고 좋아하는 춤을 맘껏 출 수 있는 동아리를 만들어 토요
일이면 춤으로 일주일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말끔히 풀었기 때문이다. 홍성고 2학년 강여진
군은 무려 3가지 동아리에 참여한다. 토요일에는 시사·영상·독서토론 동아리 ‘하늘아
이’모임에 나가고 일요일에는 농구동아리 ‘휴먼’팀을 이끌고 혜전대 농구코트에서 땀을
흘린다. 이어 홍성학생체육관으로 발길을 옮겨 스케이트보드 동아리 친구들과 신나게 거리
를 질주한다.

학교 밖에서 다양한 문화 경험을 맛보고 개성과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청소년 동아
리 활동은 이제 청소년문화의 중요한 축이 되고 있다. 청소년문화는 지역문화의 한 영역이
면서 내일의 지역문화를 담당할 주역들을 배출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전 홍성YMCA 청소년
사업 간사이며 현재 하늘 풍물패를 이끌고 있는 정진호(29)씨는 "청소년동아리 회원들이 모
두 홍성에 삶의 둥지를 트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현재 꿈틀거림이 곧 내일의 지역문화를
살찌울게 하는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부에서 잠시 해방되는 토요일 오후, 홍성YMCA아기스포츠단교실은 청소년들로 붐빈다. .
생각하고 조리있게 말하는 힘을 기르는 ‘하늘을 닮은 아이들(하늘아이)’, 건전가요를 부르는 맑은 꿈을 키우는 노래패 ‘한울림’, 힙합에서 테크노댄스까지 춤에 흠뻑 빠져있는 댄스동아리 ‘T=I(티는아이)’. 춤, 노래, 토론활동이 한 공간에서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쓰럽기도 하고 학생들도 활동에 제약을 받는다고 얘기하지만 학교에서 탈출하여 동아리란
울타리 안에서 자신들의 해방구를 일군다는 자유로움, 생기발랄함, 진지한 열기로 후끈하다.

이 동아리들은 홍성YMCA에서 청소년사업의 하나로 태동해 YMCA로부터 공간뿐만 아니라 농촌봉사활동, 환경탐사, 어울마당 등 다양한 삶의 경험을 맛보는 기회를 제공받고 있다. YMCA 백기생 간사는 "요즘 가장 인기있는 춤동아리 학생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사회단체에서는 장소와 기자재를 빌려주고 공동체경험 프로그램을 실시하면서 넓은 방향성을 제시해 줄뿐 그들 스스로 일년 계획을 세우고 신입회원 모집, 매주 정기 모임은 자체적으로 한다. 동아리를 통해 정신적 해방감을 얻고자 하는 그들은 학교생활처럼 관여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전한다.

학교틀을 넘어 관심사와 취미가 같은 다른 학교 친구들과 연합활동을 도모하고 친교하면서
정보를 얻는 토요일 오후의 해방구는 여기뿐이 아니다. 군내 청소년 동아리 원조격인 시사
토론모임 ‘글샘나라', 건전가요 노래동아리 ‘안다미로’, 풍물패 ‘또래소리’가 있다. 8여년 전 독서문화운동 공간 책마당에서 싹을 틔운 이 동아리들은 자생조직이고 지금까지 주체성과 자율성을 견지한다는 것이 자랑이자 특징. 안정된 동아리방이 없어 이곳 저곳으로 옮겨다니며 모여야 하는게 크게 어려운 점이지만 스스로 기획하고 준비, 진행을 맡으면서 얻는 경험의 열매는 크다. 팝송, 게임 등으로 영어공부를 하는 동아리 ‘한울G·M·P’도 9
년이 되어가고 있는데 홍성여고 2학년 한 학생은 "편히 모임할 수 있는 장소와 힘들 때 기
댈 곳이 없다는게 힘든 점"이라고 토로했다.

실내공간에서 모이는 동아리엔 여학생이 많다면 실외 취미동아리는 남학생 천국이다. 농구
붐을 타고 결성된 농구동아리 ‘휴먼’, ‘드림’팀. 이 동아리는 다시 학교별, 학년별로 팀을 구성 토·일요일 혜전대학 농구코드를 달군다. 축구동아리 ‘빠샤’, ‘N·P’, ‘쉐도우’도 농구붐으로 풀이 약간 꺽였지만 국민스포츠인 축구의 매력을 잊지 못해 간간히 학교대항 시합을 벌이고 있다. 올 5월 나타난 스케이트보드 동아리 ‘스트리트(STREET)’에
쏠리는 청소년들의 관심도 심상치 않다. 홍성고 교내 동호인클럽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함께
타고 고난도의 테크닉도 함께 익히자는 욕심으로 고교연합동아리를 표방하고 교문밖을 나왔
지만 스케이트보드 지나갈 길은 좁다. 아직은 회원 거의가 홍고생이지만 앞으로 대회를 개
최하고 전용장이라도 마련된다면 스트리트는 새로운 청소년문화를 만들어갈 것 같은 예감이
다.

"필요한 자료와 기구가 잘 갖춰져 있고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모임장소가 있
었으면 하는 것이 우리만의 욕심일까요?"(하늘아이 회장 고인배·홍고 2). "1월에 발표회를
해야 하는데 스폰서 구할게 큰 일이에요. 최소한의 활동비는 지원됐으면 합니다."(한울림 회장 임거창·홍주고 2). "홍성학생체육관을 개방해 주세요. 지역에서 정기적인 학생 농구대회나 축구대회도 개최해 주시구요. "(휴먼 회장 홍성철·홍고 3). 동아리 회원들은 어른들의구속과 참견은 싫지만 그들이 해결하기엔 역부족인 시설, 공간, 최소한의 비용 등은 마련해주었으면 한다. 청소년문화에 대한 왜곡된 선입견을 버리고 청소년의 세계를 이해하고 동참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실제로 몇 개의 동아리는 지역시민·문화단체와 어른들의 올바른 관심과 지원으로 올해 청
소년문화를 한단계 끌어올렸다. 홍성청소년신문〈TONE(톤)〉학생기자단, 홍성청소년극단
‘끼’, 풍물동아리 ‘또래소리’, 학생장원봉사부 ‘청로회’가 바로 그들.올해 지역청소년 문화계의 빅뉴스는 홍성청소년신문〈TONE〉의 창간이다. 이 신문이 청소년문화의 새 장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 것은 군내 중·고생 30여명이 기자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성YMCA청소년문화센터에서 청소년의 건강한 문화 양성의 큰 그릇으로 청소년의 주체적 목소리를 담아내는 신문매체의 장을 마련하고 그것을 청소년들이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편집위원장 민병섭(홍성고 2) 군은 창간사에서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정보와 소식, 가슴으로 느끼고 발로 뛴 알찬 기사로 여러분을 찾아갈 것이다.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신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그러나 기자들은 다만 홍성 청소년의 대변인일뿐 주인공은 우리모두"라고 강조했다. 발행인 이번영(홍성Y청소년문화센터 소장)씨는 "학생기자들은 신나게 만들고 독자인 청소년들은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들려온다. 청소년들의 문화활동의 장이 되면서 연중 글쓰기, 사회의식을 높일 수 있는 기자교육을 실시함으로써 교육기능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학생기자중 10명에게 연 2회 장학급을 지급하는 장학사업도 구상중"이라고 밝혔다.

연극이라는 예술장르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 끼를 가진 광천정보고·홍성여고·홍고생 20
여명으로 구성된 학생연극동아리 ‘끼’의 뒤에는 지역 극단 홍성무대가 있다. 홍성무대 단
원 전인섭씨와 전장곤(홍성고 교사)씨의 열정으로 창단된 ‘끼’는 학생연극에선 좀처럼 다
루기 힘든 수준높은 작품을 무대에 올림으로써 활성화된 학교연극반에 또다른 자극을 주고
지역공연예술의 활성화에도 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치단체로부터 청소년동아리
활성기금을 받아 올 충남청소년동아리경연대회에 출전해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전장곤씨는
"이같은 지원이 청소년들의 자발성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청소년 활동에 대한 모든 지원이
형식적이어서는 안되며 진정으로 끊임없는 관심을 갖고 무엇이 필요한가를 살펴 뒷받침을
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풍물패 또래소리(회장 정윤미·홍여고 2)는 여러 조건에서 가장 행복한 동아리다. 청년풍물
패 하늘에서 연습공간을 같이 쓸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기능도 지도해 줄뿐더러 발표의 장
도 적절하게 마련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봉사동아리 청로회(회장 김민균·홍주고 2) 회원들
은 또다른 면에서 행복하다. 매주 토요일 군내 무의탁 노인들을 찾아 집안 청소, 말벗되기
등 봉사활동을 펴며 얻는 마음의 행복이다. 청로회는 특히 부모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자원
봉사자 이철이씨를 비롯한 군내 사회봉사단체의 후원으로 지속적으로 도움이 꼭 필요한 곳
을 찾아감으로써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본보기가 되고 있다.

정진호씨는 "동아리를 찾는 청소년들은 어디에 소속되기 보다는 유동성과 다양성, 유행을
따르는 경향을 보인다. 댄스, 컴퓨터 등 한 분야에 치우칠 우려도 있다. 연극, 풍물처럼 성인동호회에서 비슷한 성격의 청소년 동아리와 연계해 지원을 요청하면 기꺼이 힘을 북돋워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기생씨도 "환경탐사, 역사연구 등 의견을 나누고 연구 토론하는 동아리가 더 많이 생겼으면 한다. 학생들 자체적인 운영이 물론 바람직하지만 아직 배움의 단계에 있는 세대이니만큼 전체적인 방향성은 제시해주고 동아리간 의사소통의 통로를만들어주는 것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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