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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직이 홍성교도소 교도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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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직이 홍성교도소 교도관이
  • 김복실
  • 승인 2000.03.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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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 안에서 띄우는 편지''''
벌금 이 백 만원이 없어 징역 살고, 마늘 도둑 이야기, 절친한 친구 아들이 강도라니, 삼진아웃제도, 딱 한번의 실수, 그래도 제일은 사랑….

수필가 고광철씨가 담 안에서 띄운 편지 제목이다. 새 수필집 '담 안에서 띄우는 편지'(대교출판사)에 담긴 글이다. 감방 안 사람들의 회환과 교도관들의 또 다른 감방 생활을 수필 형식에 담은 53편의 글을 묶어 그는 2000년 초 봄에 이 책을 내놓았다.

20여년 동안 홍성교도소에서 교도관으로 근무하며 교도소 안팎의 세상살이를 시('감방일기')와 수필('감방별곡')이란 문학형식에 담아 세상에 공개했던 작가는 세번째 작품집에도 쓴 소주 한 잔에 콩 자반 안주로 삭혔던 수형자와 교도관 이야기를 담았다. "사회 음지에서 근무하는 교도관으로서 자기 수양 과정으로 글을 쓴다"는게 작가의 문학동기이고 보니 내처 감방 시리즈를 낼 요량인 듯 하다.

'담 안에서 띄우는 편지' 속 대부분의 글은 픽션인지 논픽션인지 구분이 안간다. 그래서 흥미와 감동을 더하는, 여늬 수필집과는 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감방이라는 특수공간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글감으로 삼을 땐 이것저것 따질 게 많을 듯도 한데 작가는 그 소재의 경계에 게의치 않는다. "힘들고 거친 직업이지만 긍휼한 마음을 잃지 않았기에, 수형자들을 감싸 안으면서도 부끄럼없는 교정 행정을 편 교도관이라는 자부심을 갖기에" 그는 자신의 글을 수형자들에게도 "부끄럼없이" 건낸다.

그는 선하고 감동적인 얘기를 쓰고 싶은 작가이지만, 작가이기에 앞서 교도관임을 글 구석구석에서 엿볼 수 있다. 글을 쓰는 그의 본심 한 켠에도 "교도관에 대한 위상과 이미지가 바뀌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교도관과 작가로서의 그의 삶을 나누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글을 쓰려면 정신적인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11대째 살아온 예산 집을 떠나지 않기 위해 승진에 눈을 감고 평 교도관으로 살아오고 있는 그의 남다른 이력을 들여다 보면 그렇다.

98년에 낸 두번째 책은 전국 교도관들의 필독서가 될 정도로 퍼졌는데 난치병을 앓고 있는 동료의 자녀를 위해 기꺼이 내놓은 '긍휼한 마음'의 소유자인 작가를 격려하기 위해 지난달 18일 한국문인협회 홍성지부에서 마련한 출판기념회에는 홍성을 비롯 예산 등 인근지역 문화예술인과 군내 기관단체장 등 100여명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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