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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지역에 지역아동청소년센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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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지역에 지역아동청소년센터가 필요하다
  • 정영희 홍성여성농업인종합지원센터장
  • 승인 2022.08.14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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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있는 면단위에 지역아동청소년센터가 꼭 필요하다. 시골이어서 특히 아이들을 먹이고, 입히고, 학교에 보내는 것만으로 아이들의 중요한 욕구를 채워주기 어려운 면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 놀이는 혼자 할 수도 있지만 계속 혼자하면 병이 날 수 있고 같이 하면 더 재밌다. 놀이와 배움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어서 옛날에는 마을 안에서 웃어른과 마을사람들로부터 형제나 친구들로부터 놀면서 배웠다. 그러나 예전과 달리 지금은 많은 아이들이 학교가 끝나 집에 가면 혼자서 논다. 맞벌이나 한 부모 가정, 농사를 짓느라 바쁜 농촌에서는 더욱 그렇다.

특히 면 지역은 집이 띄엄띄엄 떨어져 있고 아이를 자동차로 여기저기 실어 나를 여유가 없는 집도 많다. 돈을 내고 무언가를 배우려 해도 가까이에 학원 하나 없다. 결국 재미를 찾는 게 천성이어서 아이들은 가장 손쉬운 컴퓨터에 하루 종일 빠져 산다. 그렇게 1년, 2년 아동·청소년기가 지나간다.

학교 수업을 마친 아이들이 어떻게 지내면 좋을까? 각자 집으로 돌아가 쉬거나, 할 수 있는 무엇이 있다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지역아동청소년센터에 모이면 좋을 것이다. 아이들은 친구나 언니, 동생들을 만나 학교에서 공부하느라 못다 한 놀이를 자유롭게 스스로 만들며 논다. 놀이를 하다가 무언가 배우고 싶으면 센터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하여 배운다.

제때 간식을 먹어 몸에 필요한 영양을 충분히 채운다. 혹여 집이나 학교에서 미처 손 닿지 못한 정서적 돌봄이나 채워야 할 것이 있다면 도움을 받는다. 놀이를 마친 아이들은 센터 차를 타고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간다. 아이들이 안전하고 충분하게 돌봄을 받는 사이 농사와 살림과 육아를 하느라 몸이 3~4개 여도 모자라고 아픈 농민들이 조금은 위안을 받고 활력을 얻는다.

통계청 자료(2018년)에 의하면 우리나라에 30년 내 소멸위기에 처한 지자체가 전국에 89개이며 그 중 읍·면·동이 43.4%(1503곳), 이 중 90.5%(1360곳)가 비수도권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대부분 면 지역인 셈이라 볼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홍성 면 지역의 마을들도 노력 없이 저절로 마을이 유지되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면 지역 공동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큰 요인은 인구가 줄어드는 면 외에 국가가 도시중심의 행정을 펼치기 때문이다. 국가뿐만 아니라 지자체도 농촌을 구석구석 농촌답게 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 도시화 하는 일에 열중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선거철이 되면 농촌을 도시화하기 위한 공약들로 넘쳐난다.

실제로도 사람이 더 많은 곳에 복지, 교육, 문화시설을 짓고 더 만든다. 면 지역 사람들은 집을 비우고 그곳으로 이사 간다. 도시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논과 밭이 있는 곳으로 출퇴근을 한다. 면 지역에는 떠날 수 없는 나이든 사람들과 가축들만 남는다. 개인이나 사회나 균형을 잃고는 건강하다고 말 할 수 없다.

면 지역에 아직은 아이들이 많이 살고 있다. 홍동면 같은 경우 초·중·고등학교가 있고, 350여 명의 아이들이 있다. 그럼에도 마을에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라고는 여성농업인센터가 운영하는 15명 정원의 초등방과후교실과 만화방 하나가 전부다. 이 아이들에게 지속적이고 안전하며 보다 질 좋은 교육과 돌봄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절실하다. 그러면 아이들은 우리 사회에 지속가능한 마을이라는 특별한 선물을 안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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