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종일 엄마랑 떨어져 있던 아이가 안아 달라고 합니다. 신체접촉은 편안함을 줍니다. 우리 아이도 엄마의 사랑을 확인받고 싶고, 편안함을 느끼고 싶습니다. 일에 지친 엄마는 몸이 따라주지 않습니다.
힘을 내 봅시다. 그림책이 도와줍니다. <안아 줘!>를 펼치세요. 그림책이 말하는 대로, 그림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십시오. 그림책은 짧습니다. 읽어 주기도 쉽게 글도 ‘안아 줘’, ‘안았네’ 뿐입니다. 엄마와 새끼동물들이 여러 모습으로 안고 있습니다. 사자는 누워서, 기린은 볼을 대고, 하마는 엎드려 안습니다. 그 모습 그대로 따라 하면서 읽으면 한바탕 놀이가 됩니다. 그림책의 마지막에서는 다른 동물까지 서로를 함께 다 안습니다. 팔이 없는 뱀도 코끼리를 안아 줍니다. 어떻게 안을까요? 이 그림이 너무나 좋습니다.
안아 달라고 보채던 아이가 훌쩍 커버렸습니다. 안아 달라는 말도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고등학생 아들은 엄마의 포옹보다 친구들이 더 좋습니다. 엄마도 자식 안아 보기를 잊고 삽니다. 아들을 만나면 무조건 안기부터 한다는 선배 엄마를 만났습니다. 사춘기 때도 아무 말 없이 항상 안아 줬다고 합니다. 안아 주기는 지금까지 이어져 그 아들은 서른아홉 살이 되었습니다.
선배 엄마는 섣부른 조언이나 위로의 말보다 안아 주기를 하라고 강조합니다. 제가 말했습니다. “이제 하려니 쑥스러워요”, “자식을 안아 보는 건 엄마의 특권이야” 선배 엄마의 이마 위에 늘어진 흰머리가 유난히 멋스럽습니다. 아들에게 “안아 보자”라고 말했습니다. 두 손을 수직으로 툭 늘어트린 채 뻣뻣하게 서 있습니다. “<안아 줘!> 그림책 기억나?” 슬쩍 웃는 얼굴에 부드러운 곡선이 있습니다.
이 그림책은 출판된 지 20년이 넘었습니다. 안아 달라고 요구하는 주체가 아이에서 엄마로 달라집니다. ‘안아 줘’라는 말은 이제 엄마에게도 필요합니다. <안아 줘!> 그림책이 고마워 자꾸 들여다봅니다. 그림책도 ‘안아 줘!’라고 크게 외칩니다. 그림책을 가만히 껴안아 봅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때 제가 가장 많이 썼던 말중에 하나인듯 합니다. 무서울때, 두려울때, 힘들때, 사랑스러울때~~ 안아줌 만으.로도 그 어떤 에너지가 전해져 힘이 났던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로 아이를 안아주기도, 안아달라고도 했습니다.
언제든 달려와 안겨 주기를~~
그 어떤것으로부터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켜주겠노라고... 미숙한 엄마의 무언의 싸인으로~
아이뿐 아니라 남편도 효과만점 입니다.
고된 하루의 일과를 마친 가족을 문앞에서 맞이해 봅니다. 한번씩 안아줌으로~~ 힘든 하루에 거칠어진 마음이 조금이라도 둥글어 지도록, 위안이 되도록~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