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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시절 보부상들이 넘나들었던 모래고개와 보패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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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시절 보부상들이 넘나들었던 모래고개와 보패고개
  • 홍성신문
  • 승인 2022.07.23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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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갯길에 서려 있는 조상들의 숨결 6
모래고개는 예산군 덕산면 둔리 가루실마을과 홍성군 홍북읍 중계리 동막마을의 경계이다. 고개 양쪽으로 용봉산과 홍동산이 있으며, 두 산줄기가 만나는 가운데 잘록한 능선부분을 통과한다.

옛시절 덕산장과 홍성장을 오가려면 용봉산 기슭에 있는 고개를 이용해야 했다. 그 중에서도 보부상들이 주로 이용하던 길은 용봉산과 홍동산 사이에 놓인 모래고개였다.

모래고개는 예산군 덕산면 둔리 가루실마을과 홍성군 홍북읍 중계리 동막마을의 경계이다. 고개 양쪽으로 용봉산과 홍동산이 있으며, 두 산줄기가 만나는 가운데 잘록한 능선부분을 통과한다. 모래고개는 양쪽 마을의 이름을 붙여서 ‘가루고개’ 또는 ‘동막고개’로도 부른다.

옛 기록에는 모래고개로 전해오는데 고개이름의 유래가 궁금하다. 흔히 주변에 모래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개 어디를 봐도 모래와는 관련이 없어 보인다. 모래고개에 등장하는 ‘모래’는 옛말에서 산이나 높은 곳을 의미하는 ‘몰’의 변형이라고 한다. ‘몰’이 ‘고개’라는 낱말과 합쳐지며 ‘모래’로 변형되어 ‘모래고개’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이해할 수 있다. 모래고개의 지명 유래는 높은 산 고개라는 뜻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보패고개는 중계리 홍천 2차 문화마을 옆으로 지나간다. 보패고개는 덕산장과 홍성장으로 통하던 큰 통행로였다. 특히 장날마다 보부상들이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양쪽 장을 넘나들던 고개였다.

모래고개를 넘어온 고개는 싸라기내를 건너서 중계리 홍천마을로 향하며 ‘보패고개’로 이어진다. 보패고개는 ‘보배고개’로도 부르는데, 둘 다 비슷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보여진다. 보패고개라는 지명 유래도 궁금하기만 하다. 모래고개와 보패고개는 덕산장과 홍성장으로 통하던 큰 통행로였다. 특히 장날마다 보부상들이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양쪽 장을 넘나들던 고개였다. 주변 노인의 증언에 따르면 보부상들이 값진 물건들을 짊어지고 넘나들던 고개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홍북읍 중계리 동막마을 모래고개 모습. 

보패고개는 중계리 홍천문화마을 2차 옆으로 지나간다. 원래는 양쪽에서 마을을 에워싸고 넘어가는 높은 고개가 두 개 있었다고 한다. 현재 한쪽 고개는 통행이 없어지고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다. 보패고개를 넘어오면 홍성읍 소향리로 이어진다. 소향리 앞으로 지나가는 고개는 장고개라고 부른다. 옛날 보패고개를 넘어온 장꾼들이 홍성장으로 들어가는 고개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장고개는 홍성여자중학교 앞에 있는 홍성성결교회 앞에서 충서로와 만난다. 충서로를 건너서 홍주읍성 북문으로 들어오면 옛 홍주장터이다. 한편 용봉산 동쪽 기슭 용봉초등학교가 있는 상하리 상산마을에서 하산마을로 넘어가는 고개이름이 ‘말무덤 고개’이다. 옛날에는 길옆에 큰 무덤이 있었는데, 길을 넓히는 과정에서 무덤의 흔적은 사라졌다. 말무덤고개는 <한국지명총람>에 ‘말무덤재’로 표기되었는데, 말을 묻어 두었다는 의미보다는 큰 무덤이 있는 고개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가루실 모래고개 모습. 홍북읍에서 덕산 방면으로 바라본 모습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옛날 최영장군이 타던 말을 묻었던 고개라고 전해오고 있다. 옛날 용봉산에서 무술 수련을 하던 소년 최영이 20리 밖에 있는 홍북읍 노은리 닭제산 봉우리에 앉은 닭을 활로 쏴서 맞혔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소년 최영이 무술 수련을 하던 말을 묻었다고 하여 붙여진 고개이름이라고 한다. 말무덤 자리에서 용봉산을 올려다보면 최영 장군이 무술 수련을 했다는 활터와 정자가 바로 빤히 보인다.

한편 용봉산 앞으로 흘러내리는 하천이름이 ‘싸라기내’이다. 공식 기록으로는 ‘용봉천’이지만 이곳에서는 ‘싸라기내’라고 부른다. 옛날 용봉산 사찰에서 스님과 신도들의 공양을 위해 쌀을 씻을 때, 뜨물에 섞인 싸라기가 하천으로 내려와 하얗게 쌓였다고 한다. 충청도 쥐들이 싸라기를 먹기 위해 몰려들었고, 이어서 충청도 고양이들도 쥐를 잡아먹기 위해 싸라기내로 몰려왔다고 한다. 다급해진 쥐들이 고양이를 피해서 용봉산 절로 숨어들어 목숨을 구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쥐들이 숨어있던 장소는 산이 되었으며, 전설의 현장이었던 ‘쥐산’이 전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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