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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의 메카? 아픈 현실부터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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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의 메카? 아픈 현실부터 알아야!
  • 이배영 태기농장 대표
  • 승인 2022.07.23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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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의 축산은 30여 년간 홍성 지역사회를 이끌어온 성장 동력이었고 우리나라 축산의 메카라는 별칭을 통해 홍성의 지명을 전국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 지역의 정서 또한 악취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축산업에 종사하는 이웃의 어려움을 알기에 마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불편함을 감수하는 정(精) 문화를 이뤄왔다.

그러나 외부 유입 인구가 늘어나고 주거 형태나 세대의 변화 속에서 어느새 부터 인가 축산이 지역의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축산이 다시금 군민의 사랑을 받으며 지역사회성장의 한 축으로 살아 남으려면 축산이 군민들로부터 배척당하는 근본적 이유를 먼저 알아야 한다. 축산을 업으로 하는 필자 입장에서의 주관적 판단이기 때문에 의견의 차이나 상황의 차이를 인식해 주길 바라는 마음을 우선 말씀 드린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농장 규모의 확대에 따른 악취발생의 증가다. 사육기술의 향상과 집적도에 따른 사육비용의 감소 등으로 농장의 규모가 확대되고 사육 두수 또한 급격한 증가세를 이룬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증가세에 힘입어 영세 축산인들의 경제 상황이 나아지고 일부 농장의 매출 규모가 중소기업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지역 사회와의 상호 보완적 협조에 소홀했던 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그동안 정(情) 중심의 마을공동체적 상황이 삶의 질 중심의 개별적 사고 중심의 상황으로 바뀐 것도 이유 중 하나이다. 이웃의 개념이 공동체적 의미에서, 삶의 공간이 가까운 관계로 새롭게 정립된 것이 작금의 농촌 현실이다. 이것은 잘잘못을 떠나 시대의 흐름이고 앞으로 점점 더 이런 상황의 심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마지막 이유는 기업형 농장들의 주거형태 변화다. 그동안 한마을에 살면서 생사고락을 같이 해온 이웃의 허물을 덮어주는 것은 지역의 미덕이고 당연히 해야 할 상호 보완이란 사고로 지내왔다. 그러나 기업형 농장들의 등장 이후 농장주의 주거생활은 도심의 아파트 등으로 변하고 마을에 남아있는 주민들의 생활은 변화가 없다보니 상대적 박탈감이 증가했다. 이런 상황은 그동안 참고 지내온 주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을뿐 아니라 부동산 거래 시 축사 인근 마을의 불리한 조건은 이를 급격히 증폭시키는 촉매제가 됐다.

이러한 요인들은 급격히 사라지거나 주민들의 의식구조에 변화를 기대하기 쉽지 않다. 즉, 축산인의 자구적 노력과 지역 공동체의 부활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요구하고 있다. 홍성 1차 산업 생산 종사자 대비 소득 분포를 따져보면 축산농가의 소득이 경종농의 최대 수 십 배에 이른다는 사실은 많은 자료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축산업은 지역사회의 세수에 도움이 되지 않고 축산인의 지역사회를 위한 노력은 다른 업종에 비해 왕성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즉, 축산인의 소득은 높은 편인데 지역사회 기여도는 떨어지고 다른 주민에게 피해를 주면서 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시각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축산의 메카라는 별칭이 지역의 수치로 전락해 버리게 되었고, 많은 축산인들은 고향 마을의 주민과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이러한 정확한 상황 인식 속에서 미래 홍성 축산업의 다양한 성장을 모색하고 주민과 함께하는 홍성군정 슬로건 같은 ‘따뜻한 동행’을 이룰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의 치부를 드러내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앞으로 홍성 축산인들의 자구적 노력을 통해 변화하는 홍성 축산의 모습을 10만 군민은 물론 모든 국민께 알릴 기회가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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