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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가열 연막 소독, 건강·환경 위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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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가열 연막 소독, 건강·환경 위협 우려
  • 신혜지 기자
  • 승인 2022.06.25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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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다른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보건소, 연무 소독 변경 가능성 검토
홍성군보건소는 6월부터 9월까지 해충 방제 소독을 진행하고 있다. 오전에는 연무 소독, 오후에는 연막 소독을 한다. 사진=홍성군

홍성군에서 실시하는 가열 연막 소독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됐다. 홍성군보건소는 오전에는 연무 소독, 오후 6시 이후에는 연막 소독을 진행하고 있다.

홍성읍 구룡리 주민은 “가열 연막 소독은 건강에 피해를 주고, 환경오염 우려가 있다. 여름철이라 사람이 앞에 있어도 가열 연막 소독을 하고 있는데, 가습기 살균제를 길에 뿌리는 것이랑 뭐가 다르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열 연막 소독은 건강상 문제뿐 아니라 화재로 오인해 소방서 인력이 낭비되는 등 문제가 많다. 다른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열 연막 소독은 흔히들 알고 있는 소독차다. 1990년대 중후반 출생인 사람이라면 어릴 때 한 번쯤 하얀 연기를 뿜는 소독차를 쫓아간 기억이 있을 것이다. 연막 소독은 휘발성 경유나 등유에 살충제를 적절한 비율로 섞어 가열한 후 연소하는 방식이다. 연소 시 발생하는 하얀 연기를 타고 살충제가 운반돼 광범위한 지역을 살충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연막 소독은 낮 시간대에는 살충 효과가 없어 주로 오후 보통 저녁~밤 시간대에 소독을 실시한다.

연막 소독용 살충제에는 발암물질은 물론 면역 신경계와 각막에 손상을 일으키는 환경호르몬이 포함돼 있어 건강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또한 기름 성분이 함유된 연기가 대기오염을 유발한다는 점, 고유가 시대에 따른 방제비용의 상승 등도 함께 지적돼 왔다. 2003년 홍성군에서 연막 소독을 화재로 오인한 신고가 접수돼 소방차 7대와 소방 공무원 20여 명이 출동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보령시, 양주시, 경기도 광주시, 하남시, 강릉시 등 많은 지자체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해 연무 소독으로 소독 방식을 바꾸기도 했다. 연무 소독은 기존의 등유 대신 물을 연소시켜 수증기를 타고 살충하는 방식이다. 물을 이용하는 친환경 방식이기 때문에 연기가 보이지 않는다. 질병관리청은 2015년 “각 지자체가 방역 소독을 할 경우 관련 지침을 준수하고, 지역 주민의 의사를 반영해 방제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김미선 팀장은 “가습기 살균제 이후 흡입 독성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현재 사용하는 소독제들 중 에탄올을 제외하곤 흡입 독성이 높은 편”이라며 “가열 연막 소독 효과에 대해 제대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연막 안에 들어가지 않은 해충에게는 효과가 없고, 인체에도 좋지 않은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전까지는 코로나, 해충 등에 대한 소독 효율에 방점을 뒀지만, 언제 또 새로운 감염병이 나타날지 모르고, 효과적인 병해충 방제를 위해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제대로 평가가 이뤄진 후에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소독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성군보건소는 6월부터 9월까지 해충 방제를 위한 소독을 진행하고 있다. 연막 소독 시에는 화재 오인을 방지하기 위해 소방서에 미리 연락을 취하고 있다. 백운영 주무관은 “오후에도 연막 소독 대신 연무 소독으로 변경이 가능한지 내부적으로 의논해 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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