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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 한용운, 홍성부터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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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 한용운, 홍성부터 배우자
  • 홍성신문
  • 승인 2022.06.19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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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고등학교와 대우아파트 사이, 홍성읍 남장리 108-5번지에는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상징인 만해 한용운 선사의 가족묘가 있다. 홍성지역 향토사학자, 후손들에 따르면 이곳에는 선사의 부모, 형 부부, 첫째 부인 등이 묻혀 있다. 그런데 이 묘소는 학교와 인근 건물에서 설치한 철재 울타리로 인해 일반인의 접근이 힘들다. 그 흔한 안내판 하나 없이 자물쇠로 잠긴 철책 문이 홍성에서의 만해를 대변하는 듯하다.

홍성읍에는 한용운 선사의 집과 아들 한보국의 집, 운영했던 철물점 등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한건택 내포문화진흥원 원장은 한용운 선사의 집터로 오관리 3구 212번지인 ‘평화의 소녀상’ 옆 주차장을 제시한다. 아들의 집과 가게도 인근에 위치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에대한 고증이나 발굴은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홍성의 소중한 역사적 자산이 시간 속으로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홍성에서 태어나 자라고 가정을 이뤄 후손까지 둔 만해의 ‘홍성의 삶’이 홍성에서 잊히고 있다는 사실이 의아하다. 해방과 6·25 격변기에 홍성군인민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았었고, 월북한 아들 한보국의 이력이 영향을 미친 점을 감안해도 선뜻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특히 홍성의 아이들에게 잊힘은 심각하다. 홍성의 청소년들이 만해를 잘 모른다고 한다. 아예 누구인지 모르거나, 책에서 배운 게 전부라는 학생도 있다는 것이다. ‘만해의 고장’ 이라며 만해를 주제로한 역사인물축제도 개최했던 홍성군에서 마주하는 실상이다.

결성면 성곡리 한용운 선사 생가지에는 만해문학체험관, 만해사 사당, 민족시비공원 등이 운영되고 있다. 더욱이 생가지 일원 5만496㎡에 50억원의 예산을 들여 ‘한용운 생가지 역사공원’을 조성하고 있는 중이다. 그밖에도 홍성에서는 매년 추모다례와 추모음악회, 기념 학술대회가 열리기도 한다. 홍성군을 비롯해 만해의 발자취가 남은 전국 6개 지자체가 2017년부터 ‘만해 선양사업 행정협의회’를 구성하고 기념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홍성의 만해 인프라(infra)는 차고 넘친다는 얘기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역사적인 자산과 시설, 프로그램이란 귀한 알알들을 자라나는 홍성의 아이들과 사람이 제대로 꿸 수 있어야 한다. 모든 학교에서 생가지 견학은 물론 만해의 정신과 홍성에서의 만해의 삶이 교육되어지기를 바래본다. 홍성학, 충남학도 배우는데 못할 일이 없다.

만해 한용운의 홍성에서의 삶에 대한 조명과 연구도 필요하다. 20여 년의 삶이 묻혀서야 되겠는가? 더구나 홍성에서. 오는 25일에는 만해 생가지에서 ‘홍성에서의 만해 한용운’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린다고 한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만해 홍성’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남한산성 만해기념관의 전보삼 관장은 “만해가 태어나고 자란 홍성군의 역할과 책임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홍성 청소년들이 만해의 삶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귀담아 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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