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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회복하는 자치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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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회복하는 자치 만들자
  • 홍성신문
  • 승인 2022.06.06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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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대 지방선거가 13일간의 열전을 끝으로 이용록 홍성군수 당선자를 비롯한 13명의 도·군의원이 선출되며 마무리 됐다. 김석환 홍성군수의 3선 연임으로 무주공산이 된 홍성군수 자리는 ‘행정 경험’을 앞세운 이용록 당선자에게 바통이 넘겨졌다. 권영식, 신동규, 윤일순, 이정윤, 이정희 등 전체 당선자의 1/3이 넘는 새내기 선출자의 등장으로 지역 정치 변화의 바람이 감지된다. 4명이나 되는 여성 군의원의 등장도 눈길을 끈다.

모든 당선자에게 홍성군민의 한 사람으로 축하하며,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 몇 가지만 주문하고자 한다. 선거로 갈라진 민심을 하나로 모으고, 낙선자의 공약이라도 좋고 필요한 것은 채택하겠다는 다짐은 진부하며 당연한 것이다. 보다 근본적으로 이번 선거 결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선거에서 홍성군은 54.3%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다른 말로 절반 가까운 군민이 선거에 등을 돌렸다는 얘기다. 홍성의 지방선거 투표율은 매번 1~2%의 하락세를 보여 왔다. 그러나 이번처럼 6.5%나 급감해 50%대 중반으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제2회 지방선거 때 54.0%의 투표율이 나오긴 했으나 이때는 이상선 전 군수가 단독 입후보한 영향 때문으로 단순비교 하기는 힘들다.

홍성의 민주주의가 50% 투표율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절반 이상이 외면하는 한 쪽만의 리그. 참여는 민주주의의 존재 이유이자 근간이다. 참여의 부재는 지방자치와 지역민주주의를 밑으로부터 위협할 수밖에 없다. 쉽게 볼 일이 아니다.

물론 투표율 저조는 홍성만이 문제도 아니요, 원인을 특정하기도 힘들다. 그러나 그 해결은 홍성의 모든 정치인, 정치권의 몫이다. 특히 이번 당선자들이 우선적으로 짊어질 수밖에 없다. 참여는 정치에 대한 신뢰로부터 수반된다. 홍성의 정치가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당선자는 물론 지역정치인 모두가 앞장서주기 바란다.

지방의회 의원은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신뢰 회복의 길을 열어야 한다. 홍성군의회는 국민의힘 7명, 더불어민주당 4명으로 힘의 균형이 깨진 채 출발한다. 군수도 국민의힘 소속이다. 충청남도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방의회가 지방자치단체의 ‘거수기’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가 더 커지는 이유다. 이 때문에 지방의회 무용론에 더 무게가 실리는 게 아닌지 걱정도 된다.

거수기가 되지 않는 방법은 소속 정당을 떠나 집행부의 감시자, 견제자, 지역민의 대변자로 자리매김하는 것뿐이다. 또한 그 완성은 말이 아닌 실천이어야 한다. 두루뭉술한 공약과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이 아니라 작지만 집요한 실천과 감시가 필요한 때다.

마지막으로 이용록 홍성군수 당선자에게 당부한다. ‘공무원 자치’라는 오명을 스스로 끊어내길 고대한다. 이번 홍성군수 선거의 구도는 28년간 지속된 지방공무원 출신 군수 시대의 종식 여부로 형성됐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실제 이 구도는 광역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차이가 21.7%인데 반해 이용록 당선자와 오배근 후보 사이의 득표율 차이는 5.15%란 사실을 감안할 때 실효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공무원 출신이 다시 선출되었다고 해서 그 여론의 면죄부를 받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홍성의 지방자치를 ‘공무원 그들만의 지방자치’, 단절된 세계로 인식하는 군민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소통 없는 막힌 행정은 지방자치,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제 이 변화의 시작은 공무원 출신인 이용록 당선자의 몫이 됐다. 신뢰는 진솔한 소통의 결과물로 이뤄진다. 행정과 군민을 잇는 소통의 문을 만들고, 그 문을 열고 나와 시민의 소리를 듣기 바란다. 이전에도 있었던 그저 그런 문이 아닌, 누구나 여닫고 드나들 수 있는 새 문이 필요하다. 문설주와 문짝을 연결하는 부속을 돌쩌귀라 한다. 제아무리 잘 만든 문설주와 문짝이라 해도 돌쩌귀가 부실하면 문이 제 역할을 할 수 없게 된다. 이용록 당선자가 튼튼한 돌쩌귀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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