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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85> “작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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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85> “작신”
  • 홍성신문
  • 승인 2022.05.1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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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문화원 사무국장 조남민

-이니: 핵교나이로 두 살 아래인 춘식이 알지? 그늠이 만 나이루는 지가 한 살 많다고 나버러 형이라고 하라네. 허, 참.

-저니: 이따 변소깐 뒤로 불러서 작신 패주지 그려. 한참 맞다 보면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으니께.

<작신>은 ‘흠씬’이란 뜻이다. 아주 꽉 차고도 남을 만큼 넉넉한 상태나 매 따위를 심하게 맞는 모양을 ‘흠씬’이라고 하는데, 주로 신체적 접촉이 발생하여 얻어맞거나 남을 때리는 경우와 관련하여 이 단어가 쓰인다.

작신은 ‘작고 단단한 물건이 갑자기 세게 부러지거나 깨지는 모양’을 뜻하는 말인데, 여기에 ‘흠씬’의 의미가 더해져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주로 ‘맞고, 패고, 터지고’하는 상황을 약간 과장하고 싶을 때 이 말을 사용하면 훨씬 실감이 난다.

조금 짓궂은 말이나 행동으로 끈질기게 자꾸 귀찮게 하는 것을 '작신거린다'라고 하고, 지긋이 힘을 주어 누르는 것을 '작신하다'라고 하는데, 우리동네에서는 오로지 치고 받아 ‘줘 터지는’ 경우에만 작신을 쓴다.

이와 비슷한 말로는 ‘굉장히, 실컷’을 뜻하는 즉사게(어제 엄마한테 즉사게 맞았네), 직사게(외국에서 고생 직사게 했네), 직살나게(직살나게 욕 먹었네) 등이 있는데 모두 바른 표기가 아니며 ‘직사(直死)하다’가 표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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