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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68> “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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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68> “저범”
  • 홍성신문
  • 승인 2022.01.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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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문화원 사무국장 조남민

-이니: 아니 국수를 왜 포크루 먹구 앉었댜. 나이가 몇갠디 여적 저범질두 뭇혀? 에~ 어리다.

-저니: 아녀, 손떨려서 그려. 저범으루 먹으믄 질질 흘려서 그러는게 절대루다가 아니라니께는.

<저범>은 ‘젓가락’이라는 뜻이다. ‘저봄, 저분, 적깔’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대체적으로는 ‘저범’이라고 한다. ‘수저’는 숟가락과 젓가락을 함께 일컫는 말이지만 때에 따라 숟가락 하나만을 뜻하기도 하며, 한자로는 시저(匙:숟가락 시, 箸:젓가락 저)라고 한다.

‘젓가락’은 저+가락으로, 음식을 집어먹거나 물건을 집는데 쓰는 한쌍의 도구를 말한다. 나무로 만든 일회용 젓가락은 보통 와리바시(わりばし, 割箸)라고 하는데, 일본어로 나눈다는 의미의 와루(わる,割る)와 '젓가락'이라는 의미의 하시(はし,箸)를 조합한 말이다. 실제 일본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말이라고 한다.

예전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놋으로 젓가락을 만들어 썼으나 지금은 가정이나 식당이나 할 것 없이 스테인레스 스틸(스댕) 제품류를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바로 이것을 ‘저범’이라고 하고 일회용 나무젓가락은 그냥 와리바시라고 한다. 음식문화가 바뀌어서인지 요즘은 ‘저범질’을 잘 못하는 젊은이들도 상당히 눈에 띈다.

‘저범’은 우리동네에서 아직도 흔히 쓰는 ‘현역 사투리’에 속하지만 약간 시골스러워 보이는 단어 중의 하나라서 요즘 사람들, 특히 여자들은 별로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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