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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조 지사의 ‘홍성군민과 대화’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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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조 지사의 ‘홍성군민과 대화’ 유감
  • 윤두영 상임논설위원
  • 승인 2022.01.10 08:4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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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조 지사가 지난해 12월 29일 홍주문화회관을 찾았다. 10월에 예정됐던 홍성군민과 대화를 위해서다. 늦긴 했지만 해를 넘기지 않아 다행이었다. 삽교역 등 현안에 대한 지사의 메시지가 기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 지사는 그 기대를 저버렸다. 그가 무심코(?) 던지고 간 메시지는 홍성군민에겐 불행한 메시지였다. ‘불행 중 다행’이 아닌 ‘다행 중 불행’의 메시지였다. 그 시기엔 너나없이 ‘새해 복’ 덕담을 주고받는다. 하지만 양 지사는 홍성군민에게 덕담에 반하는 메시지를 주고 갔다. 어떤 메시지를 던졌기에?

대화의 장에 참석한 홍성신문 대표이사가 홍성군민을 대신해 "삽교역 신설을 국비가 아닌 도비로 진행하겠다는 것과, 삽교역이 충남혁신도시 관문이라 공언한 지사에 대해 홍성군민은 불만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질의했다.

질문 받은 양 지사 얼굴이 순간 일그러졌다. 그리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질문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삽교역 신설을 잔치로 생각해야 한다. 홍성군에 대해서도 도비를 들여 진행하는 사업이 여럿 있다. 혈세 낭비라는 의견은 유감이다. 또한 삽교역을 관문역이라 말한 것은 제일 가까운 역이란 표현이다"라 답했다.

외려 양 지사 답변이 적절치 않다. 아니 유감이다. 왜 그런가? 삽교역 신설에 대해 홍성군민은 우려와 반대 의사를 줄기차게, 그리고 분명히 밝혀 왔다. 그런 홍성군민 의사를 지역신문 대표이사가 지사에게 질의하는 것이 왜 적절치 못한가? 질의에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도 그렇다. 때가 때인 만큼, 당연히 질의가 나올 것으로 생각하고 준비했어야 했다. 준비가 부족, 아니 없었음을 단적으로 드러낸 답변이었다. 요즘 모 대선후보의 즉흥적이고 감성적인 답변 같아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삽교역 신설을 잔치로 생각해야 한다? 어디에 근거한 잔치인가? 양 지사와 예산군의 잔치라 한다면 이해할 수 있다. 양 지사는 삽교역 신설을 위해 공약하고, 노력해 왔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충남도 잔치도, 더더구나 홍성군민 잔치는 아니다. 삽교역 설치와 유지비를 충남도가 절반은 부담해야 한다. 충남도민 전체가 반겨 잔치판을 벌릴 일인가? 말도 안 된다.

홍성군에도 도비를 들여 진행하는 사업이 여럿 있다? 도지사가 할 말인가? 국비 등으로 조성된 도비는 각 지자체에 균형 있게 배정해 사업한다. 균형 배정 외에 삽교역 공사비 135억원과 같은 별도의 도비를 홍성에만 배정한 것이 있는가? 다른 지자체는 뺀 채 말이다. 준비가 안 된 답변이다. ‘혈세 낭비’라는 의견에 대해 어찌 유감이라 말할 수 있는가? 삽교역 설치는 경제성이 없다고 국가가 판단했다. 경제성이 없는 삽교역을 짓는 건 혈세 낭비임에 틀림없다.

관문역이라 말한 것은 제일 가까운 역을 표현한 것이다? 어디에 그렇게 표현돼 있는가? 관문을 가까운 문이라 표한 데는 그 어디에도 없는 것 같다. 관문(關門)이란 ‘국경·요새(要塞) 등지에 두어 검문과 방어 등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문'으로 해석한다. 그런 해석으로 중국 삼국시대 촉나라 관문은 '검문관'이었다. 검문관을 촉나라 어디와 가까워 촉의 관문이라 일컫진 않았으리라. 끼워 맞추기 식 양 지사 답변이 아닐까 의심스럽다.

이렇게 억지와 임기응변으로 대처해서는 안 된다. 충남도지사는 예산군민만의 도지사가 아니다. 홍성군민을 포함한 충남도 내 모든 시·군민의 도지사다. 삽교역에 대한 전체 도민의 심사를 헤아렸어야 한다. 세상만사는 ‘음과 양’이 있는 법, 삽교역 신설로 인한 ‘호불호(好不好)’를 양승조 지사는 헤아렸어야 한다는 말이다. 헤아려, 好측보단 不好측을 챙겼어야 한다. 그게 정치인의 기본적 자세가 아닐까? 참으로 유감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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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2-01-11 09:37:30
3만 홍북주민들에게는 잔치 맞아요 홍성읍내분들도 별 생각 없으시던데 홍성역세권 투기꾼들이 자꾸 갈라치기하는것같아서 짜증나네요

ㅇㅇ 2022-01-11 09:40:20
역세권 투기꾼, 자이 투기꾼들만 반대하지 나머지는 다 찬성이에요 ^^ 세상을 알고 나무만 보지말고 숲을 좀 보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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