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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67> “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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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67> “생지”
  • 홍성신문
  • 승인 2022.01.10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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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문화원 사무국장 조남민

-이니: 맨날 신지만 지져먹으니께 당최 근력이 웂써. 괴기는 고만두고 워디 생지라도 있으까?

-저니: 애 스남, 왜 동짓달이 생지를 찾어? 곰보때기 둘째 마누라가 가져오라든?

<생지>는 ‘생김치’라는 뜻으로 ‘갓 담은 생생한 풋 김치’ 즉, 아직 익지 않은 김치를 말한다. 주로 여름철에 무럭무럭 자라나는 푸릇한 채소들로 금방 담은 ‘배추 겉절이’나 살짝 아린 맛이 나는 ‘얼갈이 열무’, ‘총각김치’ 등을 지칭할 때 쓴다.

우리 동네에서는 김치를 ‘짐치’, 배추를 ‘배차’라고 한다. ‘배추로 담그면 김치가 되고 배차로 담그면 짐치가 된다’는 우스개 소리도 여기에서 나왔다. ‘짠지’는 김치류의 원초적인 형태로서, 주로 소금으로 짜게 절여 이듬해에 먹는 무(무수)를 말하는데 희한하게도 홍성은 짠지도 짠지고 배추도 짠지다. 무수짠지 배차짠지 마늘짠지 파짠지... 장날 시장에 나가보면 재미있는 김치도 많다.

‘생지’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라면이나 칼국수와 함께 먹으면 환상적이다. 그래서 읍내 유명 칼국수집에는 항상 ‘생지(겉절이)’가 준비되어 있기도 하다. ‘생지’를 그대로 두면 ‘익은지’가 되고, 익은지를 그대로 두면 신맛이 강해지는 ‘신지’, 그리고 이 상태로 더 오랫동안 묵혀두면 ‘묵은지’가 된다.

홍성의 식당을 둘러보면, 생지에서 묵은지까지 입맛에 따라 다양한 김치를 맛볼 수 있는 오랜 전통의 음식점들이 많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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