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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위주 행정 아닌 주민 위주 행정 펼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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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위주 행정 아닌 주민 위주 행정 펼쳐라
  • 홍성신문
  • 승인 2021.11.27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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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public administration)이란 무엇인가? 행정이란 공익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공공문제의 해결 및 공공서비스의 생산과 분배와 관련된 정부의 제반 활동과 상호작용이다. 잘하는 행정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창의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다. 더 잘하는 행정은 책상에서 문서로 확인하는 탁상행정이 아니라 협업과 현장 소통을 통해 정책 대안을 마련하며 시민이 원하는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다. 진짜 잘하는 행정은 어떤 시책을 추진할 때 공무원 위주로만 생각하지 말고, 일반 주민의 입장에서 살펴보는 행정이다.

이러한 공감행정은 바로 공청회, 토론회, 간담회 등을 보다 내실 있게 운명하면서 숙의민주주의 공론장을 만들어 시민과 소통하고 시민을 설득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다. 지금 홍성군은 잘하는 행정인가? ‘2021년 홍성군 전국 군 단위 지자체 중 교통문화지수 최하위’ 등 사건이 터질 때마다 홍성군 지자체는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하였지만 별반 나아진 게 없다.

아니나 다를까 습관적으로 반성하고 공허하게 한 약속은 어김없이 또 문제의 실체를 드러냈다. 홍성군은 2021년 5억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옛 광성초 자리에 광개토대왕비를 세울 계획이다. 고구려 멸망과 더불어 잊혀졌다가 19세기 말에 재발견된 광개토대왕비와 홍성이 대체 무슨 상관인가.

홍성군 관계자는 ‘광개토왕비에 결성면 금곡리 일원, 장곡면 가송리 일원, 홍성읍 구룡리 일원에 대한 기록이 적혀있다’고 하는데, 어떤 검색사이트에도 광개토왕비가 결성, 장곡, 홍성의 관련성을 찾아볼 수 없다. 이렇게 소수의 전문가에게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미세한 근거를 가지고 관광자원으로 만들겠다는 이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모르겠다.

프로젝트를 제안한 사람이나 예산을 승인한 사람이나 홍성에 정치적인 논란도 많은 ‘짝퉁’ 광개토왕비를 왜 건립하려고 하는지를 한마디로 얘기하긴 어려울 것이다. 긴 설득이 필요한 것은 긴 숙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 이런 행정의 기본도 모르면서 5억5000만원을 집행하려는 이들은 코로나 시기에 밀실에서 끼리끼리 합의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한편 홍성군의 기간제 채용에서도 채용절차를 지키지 않아서 기관경고 처분을 받았다. 군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어려운 현실 속에서 세세히 챙기지 못했다. 채용과 관련해 다시금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홍성군이 교통문화지수 최하위에 등극했을 때에도 군관계자는 “직원이 교체되면서 자료 제출이 부실한 면이 있었다. 홍성이 나쁜 일로 이름이 오르지 않도록 앞으로 신경 쓰겠다”고 했다. ‘소나기만 피하고 보자’, ‘바람이 불면 바짝 엎드리자’는 식으로 대처하면 넘어간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불신과 평판은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라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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