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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구구식 행정에 주민들 신뢰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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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구구식 행정에 주민들 신뢰 하락
  • 윤종혁
  • 승인 2021.11.27 0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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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계획에도 없는 광개토대왕비 건립 추진
​​​​​​​기간제 부적정 채용으로 도 감사 ‘기관경고’
사진설명--홍성군청 본관. 홍성군의 행정이 주먹구구식이라는 비난이 이어지고있다.

홍성군의 주먹구구식 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군은 내년에 5억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갈산면 취생리 옛 광성초 자리에 광개토대왕비를 세울 계획이다. 옛 광성초는 현재 인하대 교수가 홍성교육지원청을 통해 임대해서 고대사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군에서는 고대사 연구뿐 아니라 고대사박물관과의 연계를 통한 연계 효과를 위해 광개토대왕비 건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군청 서계원 문화관관과장은 “6.4m 실물 크기로 홍성에 설치해서 고대사 연구 및 교육 자료로 활용하고자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광개토대왕비에 기재된 홍성의 옛 지명을 관광객들에게 홍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광개토대왕비에는 결성면 금곡리 일원, 장곡면 가송리 일원, 홍성읍 구룡리 일원에 대한 기록이 적혀 있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주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홍주문화연구회 전상진 회장은 “홍성의 뿌리는 백제이다. 홍성에 고구려 역사를 대변하는 광개토대왕비를 세울 것이 아니라 부여·공주에 치중된 백제 역사가 아닌 내포 지역 백제사 연구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행정에서는 무엇을 우선시해야 하는지 다시금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포문화관광진흥원 한건택 원장은 “홍성에 광개토대왕비를 세우고자 한다면 왜 세워야 하는지, 홍성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등을 충분히 고증하고 검증해야 하는데 그 과정은 생략된 채 무작정 세우겠다고 하면 누가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 광개토대왕비에 홍성 옛 지명이 세 군데 나온다는 문제는 광개토대왕비에 나오는 지명 전체를 비교 검토한 다음에 나왔어야 하는 문제이다. 최소한 이와 관련한 학술세미나라도 개최한 후 그 결과를 토대로 추진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군청 공무원은 “광개토대왕비 건립 사업은 홍성군이 내년에 추진할 주요 업무계획에도 들어있지 않았던 사업이다. 어떻게 내년도 본예산에 5억5000만원이 편성됐는지 의아해하는 공무원들이 많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홍성읍 김모 씨는 “이렇게 즉흥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면 주민들은 행정을 믿을 수가 없다. 제발 주민들과 소통하고 협의하는 행정을 펼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홍성군의 기간제 채용도 주먹구구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도 감사위원회는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10일까지 홍성군을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진행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홍성군이 채용한 기간제근로자 현황을 점검했다. 감사처분 결과 홍성군은 202건 사업에 396명 기간제근로자 채용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 감사 결과 ‘기관경고’ 처분을 받았다. 그 결과는 최근 홍성군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감사처분 결과를 보면 군은 이 기간 동안 202건 사업에 396명 기간제근로자 채용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간제근로자를 채용하려는 사업부서에서는 채용계획서를 작성해 인사부서에 제출한 후 절차에 따라 채용해야 하는데 78건 190명에 대해 사전심사제를 실시하지 않았다.

공고 없이 채용된 기간제근로자는 166건 사업에 328명이다. 이는, 기간제근로자로 채용된 사람 외에는 응시를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해 공정 채용을 위반했다. 면접 시험을 실시하지 않고 채용한 사업은 186건 382명이다. ‘홍성군 공무직 및 기간제근로자 관리 규정’에 채용 공고기간, 면접시험 등의 채용절차에 대해 세부적인 사항을 명시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어려운 현실 속에서 세세히 챙기지 못했다. 채용과 관련해 다시금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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