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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영원한 경찰…회원 권익 보호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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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영원한 경찰…회원 권익 보호 앞장”
  • 윤종혁
  • 승인 2021.09.1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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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재향경우회 제21대 방한구 회장

32살에 시작한 늦깎이 경찰

홍성경찰서 방한구(77) 전 정보계장이 지난 4월 16일 홍성재향경우회 제21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방한구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경우회 회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3년 임기 동안 회원 증대뿐 아니라 행정기관의 폭넓은 교류를 통해 회원들의 일자리 창출등 다양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방 회장은 어려서부터 남들보다 공부를 곧잘 했다. 예산농고 잠업과 졸업 후 사범대학 진학을 꿈꿨지만 아쉽게 불합격했다. 1965년 재수를 하기 위해 서울에서 공부하던 중 우연히 라디오 아나운서라는 직업에 매력을 갖게 됐다. 당시 유명했던 임문택 아나운서에게 어떻게 해야 아나운서가 될 수 있는지 무턱대고 편지를 썼다. 임문택 아나운서는 혈기가 넘치는 청년에게 서라벌예술대학(현 중앙대)에 들어가 공부할 것을 추천했다.

서라벌예술대학에 입학해 공부를 하다가 2학년 때 군대에 갔다. 군대에서 정훈병으로 복무하다가 제대 3개월을 남겨두고 KBS에서 아나운서를 모집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1차 시험은 합격했는데 면접에서 떨어졌다. 면접 과정에서 좋게 봤는지 방학 기간 KBS에서 아나운서 실습을 할 수 있었다. 선배들로부터 발성과 사투리 교정 등을 배우며 아나운서에 대한 꿈을 키웠다.

대학 졸업 후 삼척방송국에 입사해 아나운서로 일했다. 하지만 충청도 사람이 강원도에서 일하는 것이 힘들어 결국 그만뒀다. 고향으로 돌아와 농협 시험에 합격해 농협에서 일을 했다. 농협에서 근무한 지 2년 6개월 정도 지났는데 우연히 파출소에 근무하던 경찰관이 경찰 시험을 권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공부를 하고 시험을 봤는데 합격했다. 당시 나이 32세. 경찰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25년 이상 정보과에서 근무

경찰간부후보생 시험을 준비하다 결국 순경으로 경찰에 첫발을 디뎠다. 1974년 홍성경찰서 광천지소(현 광천지구대)에서 경찰 생활을 시작했다. 동기들은 대부분 4~5년 어린 후배들이었다. 가족들 부양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글을 잘 쓴다고 여러 사람들이 정보과 근무를 추천해 6개월 후 홍성경찰서로 발령을 받았다. 서부파출소장과 홍북파출소장 근무를 제외하고 25년 이상을 정보과에서 근무하게 됐다.

정보과 근무 동안 홍성에서는 굵직한 사건들이 많았다. 홍북 중계리 쓰레기처리장 설치와 관련해 집단 민원이 끊이질 않았고 현대건설 서산간척지 공사와 관련해서도 군민들의 싸움은 계속됐다. 집회와 시위는 연일 이어졌다. 당시 정보과의 주된 업무 중 하나는 집회와 시위에 대한 대처다. 싸움이 아닌 대화를 통한 중재를 이끌어내야 한다.

싸움은 대상이 있기 마련이다. 양쪽 모두 억울하다는 입장이 대부분이다.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다. 감정이 격앙된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정보과 경찰들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 숱한 고생을 했다. 지금도 당시 긴박했던 상황이 눈에 선하다. “몇 년 전 홍성읍 하상주차장에서 주차비를 내기 위해 창문을 내렸더니 주차비를 받는 주민이 ‘쓰레기처리장 문제 잘 해결해 줘서 고마웠다’며 돈을 받지 않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경찰관으로 일하기 잘 했다는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김용인 경우회 중앙회장이 지난달 31일 홍성재향경우회를 방문했다.

“제2의 인생 시작 지원 필요”

경우회 활동은 2004년부터 시작했다. 당시 윤상두 회장이 이사로 활동할 것을 권해 경우회에 가입했다. 홍성경찰서를 퇴직한 사람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홍성재향경우회는 현재 73명의 회원과 41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사무국장은 이병택 전 보안계장이 맡고 있다.

홍성재향경우회는 국민에 대한 봉사와 국가 치안활동에 기여하기 위해 1963년 창립됐다. 초대~7대 이항직 회장을 비롯해 8~14대 윤중섭 회장, 15~17대 윤상두 회장, 18~19대 이동수 회장, 20대 전정수 회장이 경우회를 이끌어왔다.

방한구 회장이 취임 후 제일 많이 신경 쓰는 부분이 회원들의 일자리 창출이다. 방 회장 역시 2003년 6월 말 퇴직 후 홍성의 한 회사에 취직해서 7년 동안 영업 및 다양한 일을 했다. “퇴직했지만 우리는 영원한 경찰입니다. 여러 사정으로 형편이 어려운 회원들이 더러 있습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자리가 필요합니다. 경찰 재능을 살려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데 도움이 되는 지원과 관심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홍성군에서는 지난달 6월 30일 ‘홍성군 재향경우회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만들었다.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방 회장은 “조례 제정을 위해 애써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며 “앞으로도 행정기관과의 소통 확대 등을 통해 질서 의식 함양과 군민의 안전 보호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경우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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