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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악취 문제 꼭 해결해야 할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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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악취 문제 꼭 해결해야 할 숙제
  • 김영찬 기자
  • 승인 2021.09.06 0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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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 축산악취 문제 출구를 찾는다⓵

지속되는 축산악취 문제

홍성의 축산 악취문제는 한두 해 묵은 문제는 아니다. 과거부터 홍성의 주요 산업은 축산이었다. 그중에서 지역 마스코트가 돼지일 만큼 돼지는 축산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도청이 들어오고 도시화가 진행되고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성향이 강해지면서 축산업은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한 축임과 동시에 악취를 발생시켜 거주 환경을 악화시키는 시설로 낙인이 찍혔다. 내포신도시가 예상만큼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에 축산악취를 손에 꼽는 주민들이 있을 정도로 축산악취는 지역 발전을 위해 꼭 해결해야 하는 숙제다.

이 때문에 악취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내포신도시 5km 인근에만 6만 마리의 돼지가 있다. 그중 사조농산은 단일농장 규모로는 충남 최대규모다. 더구나 시설도 노후해 축산악취의 주범으로 손꼽힌다. 사조농산 문제는 내포신도시가 건설되기 전부터 문제가 됐던 것으로, 최근 사조농산을 폐업하고 부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가 됐지만, 폐업 조건을 두고 홍성군과 농산의 입장 차가 너무 커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밖에도 홍성여중 인근, 금마면, 서부면 등 축산 시설이 있는 곳에서는 축산을 둘러싸고 주민과 축산업자 간의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부실한 축산분뇨 처리

반면에 홍성군에서 많은 가축을 키우고 있음에도 이를 뒷받침하는 처리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홍성군에서 사육하는 가축의 수는 올해 2020년 12월 기준 290만 마리 이상이다. 이런 가축들이 하루 배출하는 가축분뇨의 양은 4000여 톤에 달하지만 이를 제대로 처리하는 시설은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다. 현재 홍성군에서 직접 운영하는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은 결성면에 있는 시설이 유일하다. 이곳의 하루 처리량은 250톤이 고작이다. 이외에 농업회사법인 성우가 사업 주체가 되어 지난해 12월 문을 연 원천에너지자원순환센터에서 하루 110톤의 분뇨를 처리하고 있다. 이밖에 홍성군에서 발생하는 축산분뇨의 대부분은 농가에 맡겨져 있다.

개인이 축산분뇨를 처리하는 것은 시설비용 등 농가에도 큰 부담이고 무엇보다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축산분뇨를 그냥 밖에 야적해 놓는다던가 제대로 발효되지도 않은 분뇨를 인근의 논밭에 그대로 뿌리는 경우도 있다.

가축분뇨를 발효시켜 만든 액비는 비료로서 논밭에 살포된다. 하지만 제대로 발효하지 못한 액비는 여전히 악취가 나는 데다 하천의 오염원이 되기도 한다. 서산시가 축산분뇨 바이오가스화 시설을 만든 것도 덜 발효된 액비악취 문제를 해결 하려는 고민의 결과다. 서산시는 하루 320톤을 처리할 수 있는 전국 최대규모의 바이오가스화 시설을 세우고 위탁처리 등 기존 시설에서 처리하지 못하는 축산분뇨를 처리하고 있다.

분뇨 처리시설 더 필요

홍성군에서도 가축분뇨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시설을 늘리기 위해 시도를 하고 있다. 홍성축협은 2020년부터 사업비 300억원을 들여 하루 200톤(분뇨 170톤, 음식쓰레기 30톤)의 유기성 폐기물을 처리하는 가축분뇨 공공처리 시설을 도입하기 위해 시설이 들어설 마을들을 공모했다. 두 차례에 걸친 모집에서 유치를 결정한 마을이 없어 유찰됐다가 세 번째에 겨우 결성면 내남마을이 유치를 신청했다. 인근 마을들의 거센 반대에 막히는 우여곡절 끝에 현재 사업을 확정하고 시설사업자를 공모하고 있다. 물론 이 시설이 들어서도 기존의 시설과 합쳐 약 500톤 정도를 처리하는 수준이다.

경상북도 고령군의 경우 군이 처리해야 할 가축분뇨의 150%에 달하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그래야만 비상상황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산시의 경우 바이오가스화 시설용량을 결정하면서 지역 내의 가축현황을 분석했다. 지역에서 발생하는 하루 1000여 톤의 가축분뇨 중 기존 처리시설 용량을 넘는 양을 160톤으로 산정했다. 서산시 바이오가스화시설의 가축분뇨 처리량이 170톤인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홍성군의 경우 축산규모가 고령군이나 서산시와 비교가 안 된다. 하루 축산분뇨 발생량만 4000여 톤에 달한다. 그만큼 이를 처리할 시설 확충은 꼭 필요하다는 게 홍성군, 홍성축협, 예산환경운동연합 관계자의 의견이다.

축산은 홍성 경제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생계를 꾸리는 주민도 많다. 때문에 무작정 이를 없애자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대로 축산악취를 감내하라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현재는 악취신고가 들어오면 단속 나가는 정도 수준으로만 관리되고 있다.

경북 고령군 해지음영농장 이기홍 대표는 “규제만으로 축산악취가 해결되진 않는다. 악취를 잡는다고 축산업자를 때려봐야 산업을 무너뜨리고, 식량 자급률만 떨어뜨릴 뿐이다. 악취 해결을 위해 비용도 적게 들고 농가의 부담이 적은 방법부터 차근차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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