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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범죄 우리 모두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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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범죄 우리 모두가 막아야 한다
  • 홍성신문
  • 승인 2021.08.23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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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봉윤

새벽 5시 오랜만에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일기장을 보다가 나에게 많은 고민과 충격을 주었던 보이스피싱 사건을 기록한 일기를 보게 되었다. 2017년 가을이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평소의 내가 드림카라고 부르던 크고 멋진 SUV 자동차가 은행 앞에서 주차하더니 젊은 부부로 보이는 성인 두 명과 딸들로 보이는 여자 아이 두 명이 내려 은행에 들어섰다.

가족으로 보이는 분들이 들어오자마자 나의 인사가 끝나기도 전에 아이들의 아빠로 보이는 남자분이 나에게 다급히 달려와 간절한 목소리와 표정으로 말을 건넸다. “내 아내가 보이스피싱 당했는데 돈은 다 갚을 수 있습니다. 내 아내 범죄자만 되지 않게 해 주세요.”

사연을 들어보니 며칠 전 서울에서 일어난 대포통장 관련 사건에 아내가 연루됐다며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에게 속아 통장에 있는 8000만원을 사기 당했다는 것이다. 또한 보이스피싱 일당이 아내의 통장을 범죄에 이용해 아내 명의 통장에 돈을 송금한 3명의 또 다른 피해자들이 아내를 범죄자로 생각해서 경찰과 은행에 신고해 아내가 피의자 신분이 된 것이었다.

이 계기로 아내 명의로 된 모든 은행의 통장과 카드는 압류되었고 경찰과 금융기관에 감시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남편은 은행에서 하소연하며 은행 직원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제 아내가 극단적 선택을 할까봐 일도 못하고 애들도 어린이집에 못 보냈어요. 제발 저희 가족 살려주세요”라고 하소연했다.

이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떠들며 장난치는 두 딸들, 좌절감과 죄책감에 고개를 푹 숙여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앉아있는 아내,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려 애쓰는 남편의 간절함과 애절함은 나의 눈물샘을 터뜨리기에 충분했다. 그 순간 나의 눈시울이 촉촉해지는 것을 느껴 은행 서고에 들어가 한참을 울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여러 번 세수를 한 뒤 마음을 추스르고 객장으로 나왔던 기억이 났다.

글을 쓰는 지금도 어딘가에서 보이스피싱 범죄의 낚싯줄에 걸려 피해를 당해 고통에 빠져있을 사람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아프다. 부족하고 형편없지만 이 글을 보고 많은 분들이 범죄의 낚싯줄에 걸리지 않기를 바라본다.

보이스피싱 예방 기억해두자. 첫째, 검찰청 검사라고 소개하며 ㅇㅇㅇ사건에 연루 됐다며 전화가 왔다면 인근 경찰서나 지구대에 방문하여 용기 있게 문의하기. 둘째, 딸이나 아들이라며 전화가 고장이 났다거나 편의점에 방문하여 구글플레이 충전카드 구입 요구를 이유로 문자와 SNS로 대화를 시도하면 의심하기. 셋째, 신한·KB국민·하나·우리·농협 등 은행에서 서민금융 지원 대출에 해당된다며 02-000-0000번호로 문자가 오면 보이스피싱 미끼문자라고 확신하기.

넷째, 카드결제가 승인됐다거나 또는 택배가 도착했으니 확인하려면 클릭하세요라고 온 문자는 보이스피싱 문자일 가능성이 크므로 절대로 클릭하지 말기. 제일 중요한 것은 의심 사례 발생 시 고민하지 말고 인근 은행, 경찰서, 지구대에 방문하여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용기 내어 질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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