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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축산악취···“창문 열고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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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축산악취···“창문 열고 살고 싶다”
  • 김영찬 기자
  • 승인 2021.07.26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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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악취 지역발전 가장 큰 걸림돌”
“농가 노력·행정지원·전수조사 필요”

올해도 어김없이 축산악취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역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할 1순위 문제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악취 해결을 위해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홍성읍 내법리 현대자동차대리점 인근에서 지난 4월부터 음식점을 운영하는 황명희 씨는 냄새로 인해 이만저만 고민이 아니다. 황 씨는 “대교리에서 이사 올 때는 몰랐는데 냄새가 심해 창문을 못 연다. 새벽에도 스멀스멀 냄새가 난다. 제발 창문을 마음껏 열고 살고 싶다”고 말했다. 문제는 냄새만이 아니다. “여름이 되면서 등애인지 파리같은 게 잔뜩 날아다닌다” 고 불만을 토로했다.

홍성의 축산악취 문제는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내법리의 한 주민은 “악취문제는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인구 10만명을 생각한다는데 이렇게 냄새가 심한데 누가 외지에서 와서 살고 싶겠냐”고 반문했다. 이 주민에 따르면 단속이 어려운 저녁 시간이 되면 특히 악취가 심하게 난다고 한다. 이 시간에 돈사 문을 연다는 것이 이 주민의 주장이다.

지난 15일 저녁 10시쯤에는 홍성읍 고암리 신동아아파트 주민들이 축산악취 때문에 고통을 받았다. 주민들은 홍동면에 위치한 돼지 축사를 축산악취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날이 더워지니까 돼지 축사 창문을 연 것을 본 사람이 여럿 있다고 한다.

축산악취 문제는 비단 홍성읍만의 문제는 아니다. 홍동면이든 서부면이든 축사가 있는 곳은 어디에서든 축산악취로 인한 말이 많다. 축사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돈사다. 축산환경관리원의 자료에 따르면 돼지의 분뇨에는 냄새 물질인 페놀류, 인돌류 등 아미노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다 사육밀도가 높은 돈사의 경우 외부로의 악취 배출량이 높다고 한다. 50만 두 이상을 키우는 전국 최대의 돼지 축산 단지인 홍성에서 악취 문제를 피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축산악취 문제에도 군도 뾰족한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포신도시 악취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조농산의 폐업문제도 계속 제기되고 있지만 폐업 조건을 두고 업체와의 입장차이로 몇 년째 지지부진한 상태다.

군도 축산악취 민원을 계속 받고 있지만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군 환경과 관계자는 내법리 주민들의 불만과 달리 인근 축사에 단속을 수차례 나갔지만, 기준치를 넘는 위반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늦은 시간에 단속을 나가도 큰 위반 사항은 없었다. 악취가 심한 시간을 민원인이 지정하면 그 시간에 찾아가서 측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홍동면에서는 축산악취 문제를 고민하는 강연회가 열렸다. 홍동면의 축산악취는 멀리 신동아 아파트까지 오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문제가 있는 상황이다. 이날 강연을 한 전형률 축산경제미래위원은 혁신도시가 들어선 전남 나주시 인근 봉황면의 축산악취 개선사례를 들면서 “축산악취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축산농가들의 노력이 필수”라고 말했다.

신은미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축산농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소규모 농가들은 혼자 실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런 곳에 정책적 도움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농장들 각각의 악취 원인을 찾기 위해서라도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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