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돌아오는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장애인의 날을 기념한다는 것이 가슴 아픈 일이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장애인들의 차별과 편견에서 배제되지 않고 우리사회에서 인정받고 살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뜻일 것입니다.
지난달 25일 우리복지관에 장애인의 날을 한 달 앞두고 홍성군장애인복지관에 100만원의 후원금이 전달해 주셨습니다. 자폐 장애인 자녀로 둔 엄마로 20여 년 전 복지관 개관 때부터 시설을 이용해 왔습니다. 돈을 기부하게 된 사연은 80세가 넘은 시어머니는 최근 쌈짓돈 100만원을 며느리에게 주었습니다. 시어머니가 준 용돈을 좀 더 의미 있게 쓰고 싶다며 아침 일찍 연락을 주셨습니다.
“여자다 보니 옷도 사고 다른 데 쓰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다른데 쓰기 전에 빨리 기부하고 싶었다”며 “다음달이 장애인의 날인데 내 자녀와 같은 장애인들을 위해 쓰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렇게 5만원짜리 지폐 20장이 하얀색 편지 봉투에 담겨 복지관에 전달됐습니다.
누군가는 100만원을 적은 돈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로하신 노인이 준 돈임을 생각하면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기에 돈을 다른 데 쓸 수도 있었는데 기부를 선택한 기부자의 마음도 고맙고 감사함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후원금이 담긴 봉투에는 복지관을 이용하고 있는 아들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중증의 자폐자녀를 둔 엄마로 말을 하지 못하고 의사표현에 서투른 내 자녀가 혹시라도 내가 없을 때 목이 마르면 누군가 물 한 컵 내어주기를 바라며 힘들고 어려울 때 내 아이의 손을 기꺼이 잡아 줄 수 있는 우리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은 밀알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