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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의 리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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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의 리베로
  • 홍성신문
  • 승인 2021.04.1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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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록 전 홍성부군수

운동경기의 포지션 중 리베로란 위치가 있다. 배구의 리베로는 완전한 수비전문 선수로 공격에 가담하지 못하며 또한 리베로에 의해 득점이 이루어지게 되면 상대편의 실책으로 기록되며 리베로의 득점 자체가 인정받지 못한다. 또한 리베로는 어택-라인 안쪽에서 오버토스를 해서도 안 된다. 또한 팀을 대표하는 주장을 맡을 수도 없으며 공격 포지션으로 오게 되면 교체를 해야 한다.

한마디로 배구에서의 리베로는 팀을 위해 희생하는 역할이다. 처음에는 많은 선수들이 리베로역할을 꺼려했다. 우리나라 정서 자체가 화려한 공격 수에 집중하는 풍토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집중을 받지 못하는 포지션에 대한 기피는 당연한 것이었다. 이러한 리베로에 대한 편견을 깬 대표적인 선수가 현대캐피탈의 플레잉 코치인 여오현 선수와 지난해 은퇴한 흥국생명의 김혜란 선수다.

출중한 배구 능력에 비해 신체적 단점을 극복하며 연봉 랭킹 최상위 그룹에 이름을 올린 두 선수로 인해 최근 들어 리베로의 중요성이 커지고 어린 선수들 사이에서도 리베로란 포지션을 기피하는 문화 자체가 사라졌다.

희생정신이 요구되는 리베로의 위치에 서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자신이 돋보이기보다 서포트의 역할을 통해 누군가를 빛나게 하는 숨은 리베로 들이 사회를 밝게 만들어 간다. 사실 리베로의 대표적인 존재는 공직자들이다. 기초자치단체의 공직자들이야 말로 리베로 역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물론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업무를 이행하고 그 대가로 국민들이 납부한 세금으로 급여를 받고 있으니 당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공무원들의 근무 환경은 그리 녹록한 상황이 아니다. 모든 정보가 공유되고 신규 정보가 홍수를 이루는 시대로 변화 되면서 공무원의 역할이 축구의 리베로에서 배구의 리베로로 그 역할의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다양한 많은 분야의 업무처리를 통해 지역민들의 부러움과 선망의 대상이었던 공무원의 신분이 최근 들어서는 수많은 종류의 다양한 민원폭주로 인해 본연의 임무와는 거리가 먼 상황을 겪고 있는 것이다. 또한 빠르게 변하는 상황 속에서 새롭게 바뀌는 법령에 대한 정확한 지식 습득과 사고 판단의 가치 변화에도 발을 맞추어야 한다. 주민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는 행정 서비스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할 수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나온 LH사태로 인한 공직자들에 대한 커가는 불신은 최선을 다해온 리베로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농촌 소도시의 공직자들은 그동안 주민들의 모든 삶의 한 부문처럼 살아온 사람들이다. 순박한 마음이 아직까지 변하지 않아 작은 땅 뙈기 하나 구입하는 것도 눈치를 본다. 대도시나 수도권처럼 수억씩 하는 아파트가 아닌 그저 1~2억인 아파트 하나에도 감사한 마음으로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공직자가 대부분이다.

주말이면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우며 소박한 것에 만족하며 살고 있는 지역사회의 리베로인 것이다. 홍성 지역사회의 가장 어려운 곳에서 묵묵히 그 역할을 다하는 리베로인 공직자들에게 격려의 말을 건네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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