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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28> “어중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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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28> “어중띠네”
  • 홍성신문
  • 승인 2021.04.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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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문화원 사무국장 조남민

-이니: 아니, 단위농협에 보증 점 서주는게 그렇게 심들어? 그러고도 자네가 불알친구여??

-저니: 여보쇼, 내가 싫어서 그런거 아니자녀. 내 입장이 참으로 어중띠네...난 재산이가 읍써.

<어중띠네>는 어떤 것이 이도 저도 아니어서 상황에 잘 들어맞지 않는 경우에 쓰이는 말이다.

대체로는 ‘어중간하다’라는 뜻이다. 어중간(於中間)은 ‘거의 가운데쯤 되는 곳이나 그런 상태’를 나타내는 말인데 대충, 대략으로도 쓰인다. (홍성의 일부 지역은 ‘어중간하다’와 ‘어지간하다’를 혼용해서 쓰는 곳도 있다.)

‘어중띠다’는 어중간의 뜻도 있지만 ‘여러 사정으로 난처한 입장에 처해 있거나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애매한 상황’에서 더 자주 쓰인다. 이 말은 어중(於中)되어 있는 어떤 형태를 띠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사실은 ‘어중되다’가 원형이다. ‘되다’가 ‘띠다’로 강하게 발음되면서 듣는 이로 하여금 아주 선명한 느낌을 갖게 한다.

‘어중띠다’는 현재 우리동네에서 활발히 사용된다. 남자들이 자주 쓰는 편이며 동네 토박이 어르신 정도면 거의 예외 없이 이 말을 알아듣는다. 한편 여자들이 이 말을 쓰게 되면 ‘저 여자 촌에서 왔구먼’ 하고 대번에 알아차리게 하는 그런 ‘시골스런’ 표현에 속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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