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09:19 (수)
<우리동네 생활사투리-27> “쩐 부려”
상태바
<우리동네 생활사투리-27> “쩐 부려”
  • 홍성신문
  • 승인 2021.04.04 20: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성문화원 사무국장 조남민

-이니: 내가 새경* 십년 모은게 돈 점 되야서, 이번에 백월산 자락에 밭 쬐금 살라고 한다네.

-저니: 기왕이 사는 거 쩐 부려서 백월산 반 쯤 사지 그려? 그럼 남은게 오십월산 되것구먼.

(*새경: 한 해 동안 일한 대가로 머슴에게 주는 돈이나 현물.)

<쩐 부려(불려)>는 기왕에 벌어진, 추진하고 있는 어떤 일에 대해 분량이나 수효, 공간이나 면적이 많아지게 한다는 뜻이다. ‘쩐’은 ‘돈’을 뜻하고 ‘부리다’는 ‘불리다’의 의미로 쓰인다.

이 때의 쩐(전)은 보통 돈(錢)을 말하지만, 구를 전(轉)자로의 해석까지 포함하여 ‘돈을+굴려서’라는 두 가지의 함축적 뜻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광의의 해석으로 ‘쩐’을 ‘밭(田)’으로 볼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밭을 늘린다’라는 뜻이 되어 결국은 비슷해진다.

이 말은 주로 계획이나 거래에서 쓰이며, 제 3자가 당사자에게 충고하는 상황에서 쉽게 들을 수 있다. 이때는 ‘부풀리다’의 뜻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홍성읍과 광천읍 등 몇몇 동네에서는 이 말을 자주 들을 수가 있는데, 어떤 동네에서는 전혀 쓰이지 않는다고 한다. 즉, 아는 사람만 아는 단어인 것이다.

‘쩐 부려서’ ‘쩐 불려서’는 ‘돈을 더 얹어서라도 기존에 어떻게 하기로 되어있는 계획을 보다 키우라’는 뜻이 담겨 있다. 쉽게 말하면 ‘하는 김에 조금 더, 부풀려 봐’라는 뜻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