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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의 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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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의 친절
  • 홍성신문
  • 승인 2021.03.13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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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 배미자 민원행정팀장

1986년 막 공직에 입문해서 첫 발령지로 근무했던 홍성군청 민원실에는 퇴직이 얼마 안남은 듯 나이 지긋하신 분이 두꺼운 돋보기를 콧등 아래까지 내려 쓰시며 일을 하셨다. 그 당시 민원실을 총괄하시는 민원계장님이셨다. 어느 날 필자에게 넌지시 건네주시던 말씀 중 하나가 군민들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막내로 이제 갓 공직생활을 하게 된 나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경직된 자세로 ‘네, 알겠습니다’만 크게 복창했던 기억이 난다.

그 후 35년이라는 세월을 근무하면서 공직자는 친절해야 된다는 말을 수 없이 들어왔고 나 자신도 후배 공직자에게 습관처럼 강조해 왔던 것 같다. 아마 35년 전 나에게 친절해야 된다고 말씀해 주시던 그분 역시 당시 선배들로부터 공직자의 친절에 대해 들어왔을 터, 현재도 친절해야 된다는 말은 진행형이다. 아니 앞으로도 그럴 것은 자명한 일이다. 공무원은 글자 그대로 공적인 일을 수행하며 국민에 대한 무한봉사를 요구받는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행정수요도 그만큼 복잡 다양해지는 데 비해,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관료조직은 순발력이 떨어지기 쉬운 구조를 보이고 있어 민원인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공직자의 불친절이 이러한 구조적인 모순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친절이 거창한 일은 아니다. 간단한 서류 발급을 위해 행정기관을 찾는 민원인이 만족해하며 돌아가면 그 자체가 친절이다. 간단한 서류발급과 복잡한 허가신청 등이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공무원의 친절은 말 한마디에서부터 시작된다. 그것이 전화응대일수도 있고 대면 안내일수도 있겠다. 다만 중요한 것은 나의 말 한마디가 작게는 부서의 친절도와 크게는 공직사회 친절도와 연결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민원의 해결을 위해 잘 알아듣게 설명을 해 주는 것 또한 요구되는 자세이다.

가족처럼 민원인을 대하면 된다는 말을 자주한다. 맞는 말이다. 내 부모, 형제에게 정성을 다하듯 민원인에게 정성을 다하는 것이 곧 친절이다. 결국 상냥한 말투와 표정, 반복되는 설명과 설득으로 나타내는 모습들이 공직자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여주고 느끼게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는 민원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업무를 처리하는 모든 과정에서 가져야 할 자세이다. 이것이 공복으로서 철저하게 군민의 입장이 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 자신이 그동안 친절한 공복이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민원인과 얼굴 붉힌 적도 여러 번 있었던 것 같다. 반성과 아쉬움이 느껴지지만 이 글을 계기로 나부터 친절봉사를 솔선하리라 다짐 또 다짐해 본다.

다시 한번 국민에게 정직과 봉사를 이라는 공무원의 신조를 새기며, 초심으로 돌아가 찾아오는 민원인을 환한 얼굴로 맞이하면서 하루를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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