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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대표하는 음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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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대표하는 음식이 없다
  • 윤종혁
  • 승인 2021.03.06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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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이제 먹거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문화 매개체라고 할 수 있다. 전주 비빔밥, 담양 떡갈비, 통영 꿀빵, 제주 고기국수 등 음식을 통해 지역이 널리 알려지고 있다. 여러 지자체가 음식을 관광자원화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음식이 지역을 널리 알리는 대표적인 관광자원이 된지 오래다. 홍성군의 발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홍성군 홈페이지는 홍성의 대표 먹거리로 △홍성한우 △토굴새우젓 △남당리대하 △남당리새조개 △재래맛김을 내세우고 있다. 음식이 아닌 재료를 홍보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홍성을 대표하는 음식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홍성군은 하루빨리 홍성의 대표 음식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할 때이다. 몇 차례에 걸쳐 홍성의 대표음식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음식은 지역 대표 관광 상품

홍성읍에 사는 민호(38) 씨는 지난달 오랜만에 홍성에서 대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민호 씨는 친구들에게 홍성 음식을 대접하고 싶었지만 딱히 적당한 음식이 떠오르지 않았다. 친구들은 민호 씨를 만나자마자 천북 굴구이를 먹으로 가자고 했다. 다음날 점심에는 친구들 성화에 못 이겨 예당저수지에 있는 어죽집에 가서 어죽을 먹었다. 결국 친구들에게 홍성 음식을 맛보이지 못했다.

민호 씨는 “홍성을 처음 온 친구도 있었는데 모두 홍성과 인근 지역에 어떤 음식이 유명한지 훤히 꿰뚫고 있었다. 친구들은 홍성보다 보령과 예산 지역 음식을 더 먹고 싶다고 했다. 친구들에게 홍성 음식을 소개하지 못해 부끄러웠다”라고 말했다.

위 사례는 비단 민호 씨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음직하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홍성이 아닌 인근 지역을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홍북읍 이모 씨는 지난해 초 아버지 칠순잔치를 홍성이 아닌 예산 수덕사 입구에 있는 산채정식집에서 치렀다. 이 씨는 “칠순잔치에 온 사람들 모두 음식에 만족감을 표했다”고 말했다.

홍성한우는 음식 아닌 재료

예산군에서는 음식을 중요한 관광자원으로활용하고 있다. 예산 소갈비, 예당 붕어찜, 예당 민물어죽, 삽다리 곱창, 수덕사 산채정식, 예산 장터국밥, 예산 국수, 광시 한우를 예산8미로 정해 관광안내도, 안내책자, 홈페이지 등에 적극적으로 노출하며 먹거리를 활용한 관광객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홍성군에서는 홍성의 대표 먹거리로 △홍성한우 △토굴새우젓 △남당리대하 △남당리새조개 △재래맛김을 내세우고 있다. 홍성군의회 노운규 의원은 “한우와 새우젓, 김은 음식이 아닌 재료”라며 “홍성을 내세울 수 있는 특화된 음식이 없다. 홍성을 대표하는 음식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내자는 것이 아니라 현재 홍성 사람들이 좋아하고 즐겨 먹은 음식 중에서 홍성을 대표할 수 있는 음식을 찾아야 한다. 대표 음식과 관련한 특화거리 조성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예산군은 방송인 백종원 씨를 적극 활용해 예산 음식을 널리 알리고 있다. 홍성도 하루빨리 뉴미디어 시대에 맞게 홍성의 대표음식을 찾아 집중과 선택을 통해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우구이・대하구이・새조개 샤브샤브

홍성군도 한우구이와 대하구이・새조개 샤브샤브를 홍성의 3미라 정해 홍보를 하고 있다. 지난해 홍성8경을 홍성12경으로 바꾸면서 다섯 가지 특산품과 세 가지 음식을 선정했다. 주민들은 세 가지 음식이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홍성의 세 가지 음식이 어떤 것인지 아는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홍성의 한 사회단체장은 “한우구이와 대하구이, 새조개 샤브샤브가 홍성을 대표하는 음식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약간 뜬구름 잡는 느낌이다. 지역의 대표음식이라고 하면 누구나 쉽게 언제든 접할 수 있는 음식이어야 하는데 한우구이는 가격 면에서 부담이 있고, 나머지 음식은 가을과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제철 음식”이라고 말했다.

홍성문화원 조남민 사무국장은 “여행 패턴이 경치를 보는 것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으로 바뀌었다. 용봉산 입구에 큼지막하게 세워져 있는 안내판에 12경 5품 3미라고 쓰여 있는 내용을 볼 때마다 홍성에 음식이 세 가지 밖에 없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빈약하게 느껴진다”며 “홍성의 대표 음식을 더 찾아서 홍성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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