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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에 이야기 녹여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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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에 이야기 녹여내다
  • 신혜지 기자
  • 승인 2021.02.27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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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이상벽, 홍북 정도휴게소에 갤러리 개관

방송인 이상벽(74) 씨의 첫 작품 전시회가 지난달 22일부터 홍북읍 정도휴게소에서 열렸다. 약 10개월 동안 준비한 작품 40점을 전시한다. 대학 시절 자신의 전공이었던 산업디자인을 살려 작업을 시작했다. 오랜 세월이 묻은 옛 기와에 자신만의 뒤늦은 꿈을 펼치고 있다.

뒤늦은 꿈 펼치다

이상벽 씨는 서울에서 경향신문 기자를 시작으로 KBS 아침마당을 12년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송 활동을 펼쳤다. 그런 그는 고향이 없는 실향민이다. 황해도 옹진군 출신인 그는 이곳저곳의 지역에서 자리를 잡다가 3년 전 지인의 소개로 구항면으로 오게 됐다. 그는 “홍성과 황해는 사람이 유하다는 공통점이 있어 정서적으로 비슷해 친근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서울과 홍성을 오가며 방송 활동을 하던 그는 코로나19 이후 방송, 공연 등 활동을 할 수 없게 되자 홍성에 있는 집에서 본격적으로 작품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항상 그림에 대한 향수가 있었다고 한다. 그는 “‘더 나이가 먹기 전에 못 다한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기와를 가지고 와 한 장 한 장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남들이 제 작품을 보고 재미있다고 말해 주기도 하고, 그림에 대한 흥미도 있고, 의미도 있었다”며 본격적으로 기와에 그림을 그리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렇게 약 10개월 동안 100점의 작품을 그렸다. 기와는 표면이 거칠고, 크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작업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40점으로 작품을 추려서 정도휴게소 2층에 전시하게 됐다.

자신만의 분야 만들다

정도휴게소 2층에 갤러리를 개관한 이상벽 씨는 현재 김경호 작가와 둘이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정식으로 개관식을 할 수 없어 아쉬움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관람 시간 등 아직 정식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 이 씨는 “우선 코로나가 잠잠해질 때까지는 계속 전시할 예정이니 편하게 그림을 관람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갤러리에는 고기와 위에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녹여낸 작품이 전시돼 있다. 40점의 작품이 있지만 작품에는 하나같이 제목이 없다. 그는 “누가 설명해 달라고 하면 어떻게 그렸는지에 대한 설명은 해 줄 수 있지만 내용은 설명해 주지 않는다. 해석하기 나름이기 때문에 그림을 보는 사람의 생각이 그 작품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옛날에 대한 기억, 어린 시절 등을 종교적, 심화적, 유화적 등 다양하게 표현해 홍성의 이야기를 고기와 위에 나타냈다. 그는 기와에 그림을 그리는 일이 흔하지 않기 때문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기와에 작품을 그려 전시하는 것은 최초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내가 살아온 내공을 기와에 발현했다. 젊은 사람은 못 따라가는 나이먹은 사람만의 특권이다. 세월의 내공을 화폭에 발현·실현할 수 있다는 면에서 유리하다. 앞으로도 계속 기와에 그림을 그리고 싶다”

이상벽 씨는 건강이 허락하는 데까진 작품 작업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 다만 전공자로 5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꾸준하게 그림을 그리지 않았기 때문에 아마추어의 실력으로 봐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는 홍성이 자신이 묻힐 고향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앞으로도 꾸준히 홍성에서 생활하며 기와에 처음으로 도전했기 때문에 자신의 분야를 이루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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