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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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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21
  • 홍성신문
  • 승인 2021.02.20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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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문화원 조남민 사무국장

“시절일세”

-이니: 쟤즘 봐, 춰 죽겄는디 맨살에 짧은 치마입고 댕기네 그려. 아주 시절일세.

-저니: 멋 부리다 얼어 죽던 말던 고쟁이를 입고 댕기던 자네가 왜 신경 쓴다나?

<시절>은 ‘일정한 시기나 때’를 말하지만 충청도에서는 조금 다른 의미로 쓰인다. ‘시절을 잘 알지 못하거나 놓치고 있는 사람’을 일컬어(또는, 확 줄여서) ‘시절’이라고 하며, 여기에서 조금 확장되어 ‘바보스러운 행동을 하는 사람’까지도 시절에 포함된다. 다른 지역에서는 거의 볼 수 없고 충남지역에서만 사용되는 특이하고 재미있는 말이다.

‘시절일세’라고 하면 분위기나 때에 맞지 않는 행동, 언행을 할 때 주로 ‘지적’하는 의미로 사용되며,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흔히 하는 훈계나 가벼운 질책을 뭉뚱거려 표현할 때도 활용된다. 경우에 맞지 않는 황당한 의견을 말하거나 사리에 벗어난 행동을 할 때에는 바로 옆에서 ‘여이, 시절아’라고 하면서 가볍게 놀리는 경우도 많다.

‘시절같은 소리하고 있네’라고 하면 ‘바보같은 소리’라는 의미이며, ‘시절이 따로 없네’라고 하면 ‘바보’라고 놀리는 있는 것이다. 크게 면박을 주어 듣는 사람을 불편하게 하지 않고, 은유적으로 표현하면서도 할 말을 다하는 충청도 언어의 진수를 보여주는 낱말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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