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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홍성역 유명인사(?)였던 ‘역전방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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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홍성역 유명인사(?)였던 ‘역전방개’
  • 홍성신문
  • 승인 2021.02.2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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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지역 숨겨진 이야기 38

홍성역은 1922년 충남선 개통과 함께 보통역으로 시작되었다. 홍성역이 현재 위치로 옮기기 전에는 서쪽 300여 미터 언덕 아래쯤에 위치해 있었다.

옛날 홍성역은 1967년에 신축됐다. 2008년 장항선 직선화로 인해 원래 위치에서 300여 미터 동쪽으로 인공 언덕을 조성하여 한옥양식으로 옮겨지었다. 옛날 홍성역은 역사에서 사라졌지만, 옛이야기들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옛 시절 홍성역을 이용했던 주민들 중에는, ‘역전방개’로 불리던 여성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대략 1960년대 초부터 1970년대 사이에 있었던 홍성역의 진풍경이었다. 역전방개는 나이를 알 수 없지만 중년 여성쯤으로 추측되었다.

이 여인의 별명이 무슨 이유로 ‘역전방개’였는지는 불분명하다. 아마도 상체가 구부정하고 타원형인 얼굴모습이, 물속에 사는 물방개의 모습과 비슷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아니면 물방개가 물속에서 제자리를 빙빙 돌며 움직이는 습성 때문에 붙여진 별명일 수도 있다. 이 여인은 홍성역을 본거지로 주변을 배회하기 때문이었다.

역전방개가 홍성역에 나타나는 시간은 기차시간과 정확하게 일치했다. 손님들이 기차시간이 되어 매표소 앞에서 표를 끊으려고 줄을 길게 서있으면 어김없이 모습을 나타내곤 했다. 역전방개를 잘 아는 손님들은, 그의 다음 행동을 재미있게 기다리고 있었다.

역전방개는 먹이를 노리는 매의 눈으로, 매표소 입구에 서 있다가 때가 되면 즉각 행동을 시작했다. 옷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신사·숙녀는 가장 좋은 목표물이었다. 신사·숙녀가 표를 사고 거스름돈을 받아 나오면, 재빨리 다가가서 옷소매를 당기며 손을 내밀었다.

영문을 모르는 신사·숙녀들은 역전방개의 갑작스런 접근에 깜짝 놀라곤 했다. 손님들의 시선이 쏠리는 것이 부끄러워서 얼른 동전 한 닢을 건네주고 자리를 피하곤 했다.

하지만 역전방개의 내민 손을 뿌리치고 계속 뒤로 피하는 손님들도 많았다. 역전방개는 한번 붙잡은 목표물을 절대로 놓치지 않았다. 동전을 건네줄 때까지 줄곧 따라다녔다. 아무것도 주지 않고 계속 피해 다니면 주변의 물건을 집어던지기도 하며 괴롭히곤 했다. 홍성역에 드나드는 손님들은 역전방개의 행동을 바라보며 기차시간을 기다리는 지루함을 달래곤 했다.

역전방개는 홍성역을 거쳐 가는 사람들의 흥미로운 입담거리였다. 옛날에는 잘사는 집안의 딸이었는데, 시집을 잘못 가서 정신이상이 되었다는 둥, 저렇게 손님들로부터 얻은 돈으로 재산도 많다는 둥, 밑도 끝도 없는 소문이 떠돌곤 했다.

역전 방개 이야기는 홍성 출신 작가의 글로도 발표된 적이 있다. 지금도 홍성역을 지나치려면 역전방개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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