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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 출마 여부 심사숙고해서 결정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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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 출마 여부 심사숙고해서 결정하겠다”
  • 윤종혁
  • 승인 2021.02.08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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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으로 돌아온 최건환 경주월드 대표이사

아세아그룹서 48년 근무

최건환 경주월드 대표이사가 다음달 5일 현직에서 용퇴한다. 아세아그룹과의 48년 인연을 마무리한다. 광천읍 옹암리 독배에서 태어나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배움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중학교를 졸업하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가 서울선린상고에 입학했다.

졸업 후 아세아시멘트에 수석 입사했다. 주경야독으로 남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47세에 이사로 승진했다. 아세아시멘트에서 본부장까지 38년을 근무했다. 이후 아세아그룹 계열사인 경주월드에서 10년을 일하고 이제야 마침표를 찍고 자연인이 돼서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아세아그룹에서 반세기를 함께했습니다. 이제 일을 그만둔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하고 허전합니다. 열정을 바쳐 일하던 때가 엊그제 같고 눈에 선하네요. 그래도 꿈에 그리던 고향에 돌아오게 됐고, 고향 선후배들과 친구들을 마음껏 만날 수 있어 벌써부터 마음이 들뜹니다.”

내포신도시에 터전 마련

최건환 대표는 퇴임 후 내포신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생활할 계획이다. 여행도 하고, 용봉산 입구에 있는 친척 땅을 빌려 조그만 텃밭 농사도 지을 생각이다. 평소 못 만났던 지인들도 자주 만나고 어렸을 때 친구들과 뛰어 놀던 용봉산도 매일 산책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고향에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면서 고민도 적지 않다. 내년에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주위에서는 최 대표에게 지방선거 군수 후보로 출마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최 대표는 오래전부터 홍성군수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다. 그동안은 출마 권유에 손사래를 쳤지만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현직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핑계를 찾기도 어렵다. 깊은 고민에 빠져 버렸다.

“아무나 정치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군수는 홍성군민에 대해 큰 봉사를 하는 자리입니다. 제가 큰 봉사를 할 수 있는 재목이 되는지를 차분하게 고민해 보겠습니다. 지인들과도 충분히 상의 후 군수 출마 여부를 심사숙고해서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홍성군민회장 역임…고향 사랑 앞장

최건환 대표이사는 50년 넘게 고향을 떠나 있었지만 고향 사랑은 그 누구보다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경홍성군민회장, 광천읍명예읍장, 홍주사랑회장, 광천중 총동창회장, 덕명초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회장, 광천산악회장, 홍성군기업유치협의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지속적으로 모교와 고향 발전을 위한 활동을 펼쳤다. 홍주문화대상과 홍성군지역발전대상을 받기도 했다.

덕명초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회장으로 모교가 문을 닫은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너무 크다고 한다. 기념사업회장으로 도리를 다하지 못해 모교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늘 마음에 남아 있다고 한다. 덕명초는 학생수 부족으로 2019년 광천초와 통폐합됐다.

최건환 덕명초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회장이 지난 3일 모교를 찾아 학교를 둘러봤다. 왼쪽의 탑이 100주년 기념행사 당시 세운 탑이다.

“광천에 갈 때마다 모교를 찾아가는데 아직도 눈물이 납니다. 좀 더 열심히 했더라면 학교도 살리고 학생들 유입으로 광천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부끄럽고 선배와 후배, 동문들에게 죄송할 따름입니다. 모교가 비록 문을 닫았지만 100년이 넘는 모교의 역사를 잘 간직하고 계승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람이 재산입니다” 최건환 대표이사의 평소 지론이다. 돈이 없어 덕명초와 용봉초를 다녔고 홍성중과 광천중을 다녔다. 덕분에 다른 사람들보다 친구가 두 배는 더 많다고 환한 웃음을 짓는다. 한 번 인연을 맺은 사람들과 앞으로도 좋은 관계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흙수저 출신이니 이제 다시 흙수저로 돌아와 본인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돌보며 살겠다는 최건환 대표의 향후 행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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