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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나도 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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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나도 당할 수 있다
  • 홍성신문
  • 승인 2020.12.26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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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봉윤 신한은행홍성지점

신한은행홍성지점을 거래하는 한 중년의 여성고객 A씨가 평소와 다르게 다급한 목소리로 내게(청원경찰) 말을 걸었다. “저기요! 제가 보이 피싱 당한 것 같은데, 저부터 업무를 처리해 줄 수 있나요?” 그녀의 다급한 목소리에 나는 객장에 계신 고객 분들께 양해 말씀을 드리고 피해 고객이 신속하게 범죄 신고를 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했다. 상황을 파악해보니 그녀는 저금리로 담보와 신용도 보지 않고 당일 5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금융기관 사칭 보이스피싱 일당에 사기를 당한 것이었다.

A씨가 금융업무 상담을 마친 후 나는 실례를 무릅쓰고 A씨에게 다가가 어떤 방법으로 보이스피싱을 당했는지 질문을 했다. 관심 가져주는 나의 질문에 A씨는 일화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오늘 오전에 S은행 문래동 지점이라고 전화가 왔어요.” “안녕하세요, S은행 문래동 지점 ○○○ 과장입니다. 고객님 이번에 신용보증재단에서 기금이 50억이 출연돼 신용도가 좋지 않은 S은행 고객님들 중 선별해 대출을 가능하게 해드리고 있는데 고객님께서 해당되세요. 어떻게 이용해 보시겠습니까? 의사 결정이 늦어지시면 기금이 금방 고갈돼 혜택을 못 받으실 수 있습니다.”

A씨는 의심했지만, 평소 신용도가 낮아 2금융권에서도 쉽지 않았던 대출이 가능하다고 하니 이게 웬일인가 싶어 덥석 승낙했다. 그 후 ○○○ 과장은 신용보증재단에 기존 대출금 1000만원을 상환하면 신용도가 3등급까지 올라가 대출이 5000만원이 되는 것이니 약 1시간 후에 대출담당 S은행 직원을 통해 계좌번호 알려주겠다고 하면서 해당 계좌로 1000만원을 상환하면 심사과정 거쳐 바로 대출금을 고객 계좌로 보내주겠다고 했다.

당장 수중에 1000만 원이 없던 A씨는 지인과 친언니에게 500만원씩 빌려 1000만원을 마련했다. A씨는 1시간 동안 홍길동 과장과 S은행 대출담당 이라고 하는 불특정 인물과 02-000-0000 수신된 번호로 번갈아 통화하면서 그들이 요구한 주민등록 등본, 인감증명서, 통장사본을 FAX로 보냈다.

서류를 제출하고 10분 후 S은행 본점 대출 심사부 담당 직원이라고 하며 A씨에게 전화가 왔다. 담당 직원이 A씨에게 S은행의 ○○○님 계좌로 1000만원을 송금하라는 권유를 하여 A씨는 바로 1000만 원을 송금했다. 20분 후 다시 대출 심사부 직원이라는 사람에게 전화가 와서 A씨에게 심사가 1시간 정도 걸리니 잠시 기다려 달라고 했다. 통화를 마치고 A씨는 전화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1시간이 지나고 2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았다.

그녀는 이렇게 보이스 피싱 피해를 당하고 말았다. S은행이라고 통화했던 사람들은 금융기관 사칭 보이스 피싱 범죄 일당이었던 것이다. A씨는 다행히 경찰과 해당 은행에 신속한 신고와 사후 대처를 하여 약 2개월 후 피해금액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처럼 보이스 피싱 범죄는 우리의 관심사와 심리를 교묘히 이용해 서서히 다가온다. 대부분 피해자들의 행동을 분석해 보면 보이스 피싱을 의심하면서도 거절을 못하는 분들이 많다.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를 분석하면서 특이했던 점은 은행에 부채(負債)가 많고 신용등급이 낮은 분들에게 위 사례의 범죄피해가 빈번히 발생했다. 또한 보이스 피싱 전화가 오면 단호히 거절하는 단호함이 필요하고 본인에게 쉽게 혜택이 오는 것은 의심부터 해보는 기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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