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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으로 메주 쑤며 톱니낫 만들어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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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으로 메주 쑤며 톱니낫 만들어 사용
  • 이번영 기자
  • 승인 2020.11.13 2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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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끝없이 솟아나는 이경자 농부의 발명 정신

지난달 15일 세계 여성농업인의 날을 맞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주최한 ‘쉽고 편한 나만의 농사비법 경진대회’에서 홍성군 금마면 신곡리 이경자(58) 씨가 농협중앙회장상을 받았다.

이경자 씨는 집에서 사용하는 낫을 반달형으로 구부리고 톱니를 내서 풀을 제거하는 비법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렇게 만든 낫으로 풀을 베려면 낫이 자연스레 흙 속으로 들어가 뿌리 채 뽑힌다. 잡초를 제거하거나 각종 나물 채취 등에 슬슬 긁어주면 쉬워 풀이 쉽게 완전 제거 돼 다시 돋아나지 않는다. 밭 4000여 평에 묘목을 재배하는 이경자 씨는 마을 부녀자들 품을 사서 일하는데 이 낫을 사용해 인건비를 5분의 1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사는 풀과의 싸움입니다. 풀은 작물보다 빨리 자라서 풀을 못 잡으면 능률이 안 오르고 망치는 때도 있어요. 10년 전 쯤에 일하며 생각해 봤어요. 흙 속에 있는 풀뿌리를 캐는 게 중요한데 쉬운 방법이 없을까? 천하장사가 움켜쥔 주먹도 새끼손가락 하나 풀면 다 풀어진다는 점에 착안해 홍성전통시장장 대장간에 가서 낫을 구부리고 톱니를 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이경자 씨는 팥으로 메주를 쑤는 여성농민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금마면 신곡리에 홍주발효식품 회사를 차려 팥으로 메주를 쒀서 팥막장, 팥고추장, 팥된장 등을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사실대로 말해도 믿지 않을 때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않는다’는 속담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씨는 “첫 맛은 콩된장과 비슷하지만 끝 맛에서 팥 고유의 단맛과 고소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팥으로 쑤는 메주는 원래 우리나라 전통 식품인데 조선시대 한 때 흉년으로 팥이 부족해 나라에서 콩을 사용하도록 권장하면서 메주는 콩으로만 쑤는 것으로 잘못 알려진 문화라고 말했다.

이경자 씨는 2018년 특허청으로부터 팥으로 제조하는 식품 3종류의 발명특허를 받았다. 2019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융복합산업 인증 사업자, 한국식품연구원의 전통식품 품질인증을 받고 한국식품문화대축제에서 서울시의 한국대가음식 전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전통장 상을 받았다.

이 씨는 특히 이탈리아에 본부를 두고 150여 개 회원국이 가입한 슬로푸드 국제본부에 2017년 우리나라 말 발음대로 팥장(patjang)으로 맛의 방주(Ark of Taste)에 등재됐다. 맛의 방주는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처럼 소멸 위기에 처한 종자나 식재료를 찾아 목록을 만들어 ‘맛의 방주’에 승선시켜 지역음식문화유산을 지켜 나가는 국제 프로젝트다. 이경자 씨는 어릴 때 공주 친정어머니가 해준 장맛이 생각 나 팥장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편 농진청은 토착 종균인 ‘바실러스 아밀로리퀴파시엔스 NY12-2’을 이용하면 팥으로 메주를 쒀서 된장, 고추장을 만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농진청은 “팥의 첨가량을 늘릴수록 항산화력이 기존 고추장보다 최고 41%까지 높아졌고, 폴리페놀 함량은 8.3% 많아졌다. 구수한 맛의 척도인 아미노태 질소 함량도 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밝힌 바 있다. 폴리페놀은 신체 조직의 노화를 막는 힘이 커지며 노화방지, 피부 미용에 좋은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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