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19 17:24 (화)
홍주읍성 옥터 앞 기적의 샘물
상태바
홍주읍성 옥터 앞 기적의 샘물
  • 홍성신문
  • 승인 2020.11.13 21:0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포지역 숨겨진 이야기 29

우리 고장 곳곳에는 조상 대대로 전해오는 우물들이 많다. 이 우물들은 대부분 마을주민들에게 소중한 식수를 제공하던 생명수였다.

이처럼 소중한 마을 공동우물에는 재미있는 전설을 간직한 곳도 여럿이다. 전설을 찾아가서 옛 모습대로 맑은 물이 철철 넘쳐흐르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반갑다.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공동샘을 소중하게 관리하는 마을주민들이 고맙기도 하고, 옛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모습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곤 한다.

우리 고장 홍성에서는 홍주읍성 옥터 앞에 있는 우물이 유명하다. 1481년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홍주읍성 안에 3개 우물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 3개 중의 하나가 현재의 홍주읍성 옥터 앞에 있는 우물이다. 1872년 제작된 ‘홍주지도’에도 홍주옥터 우물이 확인되고 있다. 홍주옥터 앞에 있는 우물은 옛 홍성검찰지청 울타리에 있었다. ‘재판소 물’로 불리던 이 우물은 옛부터 맛이 특별히 좋을 뿐만 아니라 병을 치유한다는 소문이 확산돼 많은 사람들이 애용했다. 주변 식당에 이 우물물을 떠다주고 품삯을 받아 생활하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

특히 홍주옥터 앞의 우물은 천주교 순교와 관련이 많다. 과거 천주교 박해시절에 홍주옥터에서 수많은 천주교인들이 수난을 당했다. 홍주옥에 갇혀서 숱한 매질과 고문을 당하던 순교자들의 얘기가 많이 전해온다. 홍주옥터 앞의 우물은 천주교 순교자들의 고문에 사용했던 우물로 전해온다. 충청도의 첫 순교자였던 원시장 베드로는 홍주목사로부터 배교를 강요받으며 모진 고문을 받았다. 하지만 아무리 심한 고문에도 마음이 변하지 않았다.

홍주목사는 원시장 베드로를 얼려 죽이기고 마음먹었다. 온몸을 결박하고 찬물을 뿌려서 밖에 내놓으라고 명령했다. 결국 원시장 베드로는, 1793년 12월 17일 새벽에 동사하여 순교했다. 충청도 천주교 첫 순교자의 순교에 홍주옥터 앞에 있는 샘물이 사용된 것이다.

홍주옥터 우물물은 기적의 샘물로도 전해오고 있다. 홍주옥에 갇힌 천주교 신자들은 숱한 고문을 받고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었다. 그런데 이튿날이 되면 상처가 말끔하게 사라지고 몸이 멀쩡했다. 홍주옥터 앞의 우물물을 마시고 몸에 바르면서 기적적으로 치유가 된 것이다. ‘홍주순교록’ ‘한국천주교회사’ 등에 기적의 우물 이야기가 기록되어 전해온다.

이처럼 기적같은 얘기를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답을 찾아내기는 어렵다. 종교적으로 신앙심이 깊은 사람들에게는 하느님의 기적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는 것이다. 현재도 홍주옥터 우물은 기적의 효험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이 우물물을 계속 먹고 나서 아픈 허리가 낫기도 하고 몸에 부스럼이 나았다는 사람들의 경험담이 들려온다.

홍주읍성 주변에는 월계천과 동헌과 옥터를 비롯하여 여섯 곳의 천주교 순교현장이 있다. 해마다 홍성의 천주교 순교 성지를 찾아오는 순례객이 늘고 있다. 매월 3000여명에 가까운 순례객이 찾아오고 있으며 연간 순례객이 3만 여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홍주읍성 옥터의 우물은 천주교 순교성지를 더욱 빛나게 할 수 있는 가치가 충분하다. 프랑스의 마사비엘 동굴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다. 1858년에 14세의 프랑스 소녀가 마사비엘 동굴에서 성모마리아를 알현한 후에 이 샘물을 마시고 병이 나았다고 한다. 이 소문이 퍼져서 주민들이 샘물을 마시고 병이 나았으며, 소문은 점점 퍼져서 세계적인 순교성지가 되었다고 한다. 해마다 300만 명이 넘는 순례자가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우리 홍성군에서도 홍주읍성 옥터 앞의 샘물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홍주읍성 복원을 앞두고 있기에 샘물의 활용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필요한 스토리텔링을 잘 만들고 홍보하여 홍성의 새로운 명소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 홍주옥터 우물은 2005년 홍성검찰지청이 월산리로 이사가면서 홍성군에서 2016년에 복원했다. 지역주민이나 외지인 누구라도 먹을 수 있도록 물을 공급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황임석 2020-11-25 22:06:30
혹세무민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