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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골목에 젊은 기운 불어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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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골목에 젊은 기운 불어넣다
  • 김영찬 기자
  • 승인 2020.11.07 0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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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대 공간디자인학과 학생들 다양한 그림 그려

지역의 청년들이 오래된 골목길에 젊음의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홍성읍 고암리 농산물품질관리원 홍성청양사무소 옆으로 자동차도 다닐 수 없는 좁은 골목길이 곳곳으로 나 있다. 최근 이곳 골목길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지저분한 담벼락이 말끔하게 채색되고 그곳에 다양한 그림들이 그려지고 있다.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람들은 청운대 공간디자인 학과 1, 2학년에 재학중인 13명의 학생들이다.

학생들이 작업하는 가운데 마을 주민 한 명이 음료수 한 상자를 건네주고 갔다. 주민은 학생들에게 “춥지 않냐”고 물어봤다. 손주 같은 학생들이 마을을 위해 고생하는 것이 안타까운 주민들은 지나가면서 저마다 걱정하는 질문을 한마디씩 건넸다. 학생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골목가꾸기는 홍성군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 지원하는 특색있는 골목만들기 사업이다. 2학년 박하늘 양은 “디자인학과는 공모전 외에는 마땅한 경력을 쌓기 어려워요. 오히려 여기에 그림을 그리게 되어 기쁩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작품 활동도 하고 봉사활동도 하고 단합의 기회로도 삼을 계획이다.

학생들의 작업은 담벼락을 도화지처럼 쓰기 위해 밑바탕을 깨끗하게 칠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지금까지 디자인을 공부해왔지만 담장에 그리는 것은 이들에게도 처음 하는 일이다. 그래서 무엇을 그릴지도 고민이 많았다.

박하늘 양은 “마을에 젊은 사람은 없고 나이 드신 분들만 계셨어요. 젊은 사람들도 찾는 장소가 됐으면 좋겠어요. 찾는 분들에게 뭘 보여 줄까 고민했는데 홍성에는 위인이 많으니 그분들을 그리는 게 맞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고 말했다. 그래서 첫 작업으로 벽을 따라 홍성의 위인들을 그려넣었다. 이밖에도 한용운의 시를 비롯해 마을길을 장식할 꽃도 그려 넣을 생각이다. 꽃을 좋아하지만 연로해서 키우지 못하는 분들의 요구가 많기 때문이다. 

이태규 군은 “공간디자인은 공간을 기획하는 거에요. 거리를 디자인하는 것은 흔치 않은 경험이죠. 이곳이 혜화역에서 유명한 벽화마을처럼 사람들이 찾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라며 홍성이 조금이라도 발전된 도시가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들의 작업은 가로등이 들어오는 저녁까지 계속됐다. 앞으로 이달 말까지 수업을 마친 오후시간에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학생들에게 작업에서 가장 어려운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추워요”라고 이구동성으로 대답했지만 모두 밝은 표정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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