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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교육이 하나 된 뜻 깊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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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교육이 하나 된 뜻 깊은 시간
  • 신혜지 기자
  • 승인 2020.11.07 0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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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초 ‘도자기에 피는 꿈’ 전시회 개최
4학년 26명 참여해 각자의 작품 만들어

지난달 홍주초등학교에서 소소하게 열린 ‘도자기에 피는 꿈’ 전시회는 처음부터 전시회를 염두하고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 건 아니었다. 4학년 1반 담임인 고선민 선생님은 올해 1월부터 도자기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이 일을 계기로 아이들에게도 도자기를 알려 주게 됐다. 학교에서 도자기를 만들어 보지 않으면 평생 만들어 볼 기회가 없는 학생도 있을 거라는 생각도 있었다. “도자기를 배우다 보니까 예술 교육을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죠”

그런 고 선생에게 좋은 기회가 생겼다. 바로 교육부에서 예술 동아리 지원 공고가 내려온 것이다. 2반 선생님과 함께 미술동아리를 만들어 4학년 전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미술 시간과 동아리 시간을 활용해 아이들과 함께 ‘석고 슬립 캐스팅 기법’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교육했다. 아무래도 ‘석고 슬립 캐스팅 기법’이 생소하다 보니 아이들도 처음에는 물레로 돌려서 만드는 도자기를 생각했기에 생소했다고 한다.

이 기법은 우선 흙으로 만들 그릇의 형태를 만든 후 작업한 형태 위에 석고를 부어 가틀을 만든다. 원하는 모양으로 석고 형태를 다듬은 후에 완성된 석고 원형에 분리제를 바르고 석고틀을 만들고 2~3주간 건조 과정을 거친다. 흙물 작업 후 가마에서 초벌 후에 유약을 바르고 다시 재벌 과정까지 거치면 작품이 완성되는 기법이다. 고 선생은 처음 도자기를 지인의 소개로 시작하게 됐는데 그때 지인이 ‘석고 슬립 캐스팅 기법’을 배우고 있었고, 그 계기로 관심을 갖게 됐다.

고선민 선생이 도자기 교육을 듣는 강사가 대전에서부터 홍주초까지 출강해 교육을 맡았다. 학교에는 가마가 없다 보니 매번 도자기를 가지고 홍성에서 대전으로, 대전에서 홍성으로 옮겨야 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고 한다. 하나의 석고틀을 만들게 되면 같은 모양의 도자기를 여럿 만들기 쉽기 때문에 생각했던 것보다 작품이 많아져 전시회를 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5월부터 10월까지 아이들과 교사의 노력이 담긴 전시회가 열릴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홍주초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함께 전시회를 꾸몄다. 전시회에는 4학년 26명의 학생과 교사가 각각 26개, 15개의 작품을 출품했다.

“학부모님의 90% 이상이 참석해 전시회를 관람했어요. 학부모님들이 ‘이 정도의 수준일 줄 몰랐다’는 말을 듣고 힘들었던 점은 위로를 받고 즐거웠던 점은 더해진 것 같아요”

아이들과 함께 보낸 행복한 시간

‘석고 슬립 캐스팅’ 기법은 과정마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학생들이 학생 자기 일처럼 ‘오늘은 뭐 할까요?’ 물으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며 힘을 얻었다. 소수의 학생들의 교실에 둘러앉아 작업을 하다 보니 학생들과 더 대화할 일이 많아졌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의 상태, 감정을 더 자세할 수 있었던 시간이 됐다. 고 선생은 아이들과 함께 보낸 이 과정을 ‘보람 있었다’라는 말로 정의하기엔 부족하다고 한다.

“같이 도자기를 만들면서 이 그릇에는 행복함, 사랑, 즐거움 맛있는 음식이 더해지는 좋은 그릇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 선생은 올해로 홍주초등학교 근무 기간이 끝난다. 앞으로도 홍성에서 교직에 몸담게 된다면 농어촌 학생들이 체험해 보지 못한 것들을 많이 제공하고 싶다고 한다. “앞으로도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고 예술을 배워서 교육에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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