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진 시인(50. 사진)에게 시란 자신의 열정을 표출하는 도구다. 그녀의 시에는 간절함이 묻어나온다.
“매 순간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주의깊게 관찰해요. 거기서 얻은 영감이 제 안에 들어왔을때 놓치지 않고 붙잡는 거죠. 어떻게 표현할지도 항상 고민해서 단어 하나를 하루종일 붙잡고 있기도 해요”
첫 시집인 ‘작은 새를 위하여’도 이런 간절함 끝에 나왔다. 시를 쓰면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이가 나빠질 정도였지만 그래도 시는 그녀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시를 쓴다고 돈이 되는 것도 아닌데 왜 시에 빠져 사는지 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아이러닉하게도 시가 나를 살게 해요. 점점 내 전부가 되어가는 것 같아요”
어려서부터 문학에 관심이 많았다. 백일장에 나가면 으레 상을 타오곤 했다. 그래서 진로도 크게 고민하지 않고 국어국문학과를 선택했다. 하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좌절을 겪은 후 한동안 시를 쓰지 않고 있었다. 결혼 후 육아에만 전념했다. 하지만 8년전 갑작스런 지병과 수술 후 우울증을 겪게 됐다. 그녀가 선택한 해결책은 시를 다시 잡는 것이었다. 마음에 쌓인 감정을 시로 표출하면서 우울증도 많이 회복됐다. 그래서 그녀의 시집은 자신과의 싸움 끝에 얻은 전리품 중 하나다.
앞으로 시에 대한 공부를 더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고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시를 통해 다른 사람이 위로받고 공감할 수 있는 시를 쓰고 싶다고 한다. 시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지역 사회에서 어린이나 성인들 대상으로 글쓰기 강좌 등을 개설해서, 글쓰기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재능을 나눠 주는 게 그녀의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