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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에서 예산국수 만드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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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에서 예산국수 만드는 남자
  • 김영찬 기자
  • 승인 2020.09.21 08: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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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국수 김우범 대표

20년째 장곡면에서 예산국수 공장 운영
새 제품 반건조면, 우리 밀로 시장공략

장곡면 가송리에는 국수업체 하나가 들어서 있다. 20년 넘게 운영 중인 이 공장의 이름은 홍성국수가 아닌 예산국수다.

김우범 대표(사진, 52)는 홍성에서 21년째 예산국수를 만들고 있다. 그가 홍성에서 예산국수란 상호를 쓰는 것은 그의 장인 때문이다. 평생 국수를 만들었던 장인 덕분에 예산국수가 인지도가 높아 예산국수라는 상호를 쓰게 됐다.

“직장을 그만두고 장인어른 밑에서 국수를 배운 것이 어쩌다 보니 홍성에서 20년 넘게 예산국수를 만들게 됐습니다.”

실제 장인의 사업은 김 대표의 처남이 이었지만 김 대표도 장인의 길을 계승한 셈이다. 국수사업에 뛰어든 것은 그 뿐만이 아니다. 그가 국수사업으로 성공하면서 친척들도 국수 사업을 함께 하게 됐다. 장곡의 공장에서는 김 대표의 형, 누나, 조카사위, 조카 등이 함께 일한다. 처형은 강릉에서 생면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수사업이 집안의 업이 된 것이다.

김 대표는 자신의 국수가 업계 3위 안에 들어간 다고 자부했다. 20년 넘게 최고급 밀만 고집해 오면서 충남 전역과 서울, 경기 재래시장, 체인점 등에 탄탄한 판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한때 그의 국수는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래서 따로 판촉이나 영업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국수 품질을 믿는 고객 덕분에 코로나19에도 사업에는 큰 영향이 없다. 식당 매출이 줄어든 대신 집에서 주문하는 양이 늘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의 컴퓨터에는 고객 1만 명의 연락처가 있다.

홍성읍 월산리에 신축 중인 공장 전경.

안정적인 매출이 있음에도 그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도전을 하고 있다. 현재 홍성읍 월산리에는 새로운 공장이 지어지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장곡의 기존 공장과 다른 반건조면을 생산한다. 반건조면을 개발하기 위해 일본, 중국의 반건조면과 시설을 연구하면서 비용을 낮추고 제품의 질을 높이는 생산기술을 개발해 특허등록까지 했다. 그동안 생산비용과 유통 때문에 시장에 없던 반건조면으로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이전에 대기업에서 반건조면을 시도했다가 철수했습니다. 반건조면을 본격적으로 유통하는 것은 저희가 처음일 것입니다”

김 대표는 반건조면이 조리시간도 1분 이상 단축되고 식감도 좋아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1~2년간은 기존 거래처들을 위해 건조면도 생산하지만 이후에는 반건조면과 상대가 안 될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반건조면 외에도 추진하는 것은 국산 밀을 국수에 이용하는 것이다. 국산 밀은 제분 시장에서 1% 정도만 차지할 뿐이다. 생산량도 적지만 국수로 만들었을 때 쫀득한 식감이 떨어진다. 반건조면을 개발한 것도 국산 밀국수의 식감을 올리기 위한 목적도 있다. 김 대표는 오누이권역 등에서 나오는 국산 밀을 이용해 국수공장에서 국산 밀 사용량을 10~15% 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국산 밀은 불가능하다는 충청남도를 설득하는데 1년 넘게 걸렸다. 김 대표 덕분에 밀 담당 공무원까지 생겼다. 국산 밀을 해보겠다고 6년 넘게 이곳저곳 뛰어다니면서 10억 넘게 투자했고 스트레스로 중증근무력증이라는 난치병도 얻게 됐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제 성공할 일만 남았다고 자신했다.

“아직 투자만 하고 벌어들인 것은 없지만, 제품이 나오면 시장에 획기적인 반응이 있을 겁니다. 유통업체들의 반응도 좋고,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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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범 2023-07-19 09:39:03
예산국수 입니다
010-5451-6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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