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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폐차장 더 키워나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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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폐차장 더 키워나가고 싶어"
  • 신혜지 기자
  • 승인 2020.08.22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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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형 홍성폐차장 대표

임도형(31) 대표가 홍성폐차장에서 일을 시작한 건 25살 때였다. 홍성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폐차장을 운영하고 계시던 아버지 밑에서 잡일부터 시작했다. 지금은 7월에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그 뒤를 이어받아 2대째 홍성폐차장을 운영하고 있다.

사실 그는 아버지 밑에서 6년 동안 일을 배우면서도 자기와 폐차장 일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아버지가 하던 일을 물려받는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고, 금전적으로도 힘들고, 가족들과 일하면 안 된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가 원래 하고 싶었던 일은 인테리어였지만 어릴 때부터 가업을 이어받아야 된다는 아버지 말씀 때문에 다른 일은 배울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예전부터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 아버지께 예전부터 항상 얘기를 했었어요. 원래 학교도 그런 쪽으로 가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이 자동차 관련 학교를 갔었죠. 다른 걸 하고 싶다고 해도 보내 주지를 않았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잡일부터 시작해 견인차를 몰기도 하고, 현장을 뛰기도 하고, 사무도 보며 6년 동안 일을 배운 임 대표였지만 하고 싶었던 인테리어 일이 아니다 보니 항상 하기 싫다는 마음이 먼저 앞섰다. 그가 현장을 싫어했던 이유 중 하나는 폐소공포증이 있었기 때문이다. 남들은 어딘가 갇혔을 때 흔히 보인다는 증상이지만 임 대표는 탁 트인 현장에서 일을 하다가도 갑자기 숨이 콱 막히고 시야가 까맣게 변해 사고가 날 뻔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다고 한다. 학창시절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일을 하면서 갑자기 증상이 더 심해졌다고 한다. 하지만 하기 싫고, 현장이 두렵던 그런 그의 마음을 바꾸게 된 건 지난 2월 아버지가 암 선고를 받게 되면서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한 달 전부터 일을 열심히 했어요. 제대로 일을 하면서 딱 느끼게 된 게 (폐차장 일이) 괜찮은 직업인 것 같고, 되게 재미가 있고,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 전에는 마냥 하기 싫다는 마음에 안 하고 있었는데 내 거라는 의식을 가지며 하고 보니까 괜찮은 것 같더라고요

그는 6년 동안 폐차장에서 일을 했지만 주인 의식 없이 일을 하다 보니 6년이라는 세월 동안 사실 많이 배워놓은 게 없는 상태였다. 지금쯤이면 혼자서 회사를 일으킬 수 있을 정도가 됐어야 되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한 달 전부터 일에 몰입하게 되어 아직도 많이 배우고 있는 상태다. 그는 평생 동안 아버지가 일궈놓은 이곳에 아버지의 기운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계속 본인이 가업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한다.

예전부터 아버지가 항상 하시던 말씀이 기억에 남아요. 제가 여기 있기 싫어하다 보니까 너는 그런 정신 상태로는 어딜 가서도 아무것도 못 한다고요. 그때는 내 정신 상태가 왜? 나는 그냥 여기 하기 싫고, 다른 데 가면 잘할 수 있어라고 생각했는데 그거는 제가 배불러서 했던 소리였어요임 대표는 아버지가 생전에 하시던 말들을 떠올리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이제 홍성폐차장을 물려받은 지 한 달이 된 그는 아직 정신없이 바쁘지만 아버지가 했을 때보다 더 폐차장을 키워나가고 싶다는 포부는 확실했다. 그는 홍성폐차장은 폐차비가 싸다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한다. 이제는 확실하게 체계를 다잡았기 때문에 앞으로는 되도록이면 다른 폐차장에 뒤쳐지지 않게 매입하겠다며 어려워진 폐차장을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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