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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양돈산업 미래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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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양돈산업 미래 이끈다
  • 이경현
  • 승인 2020.07.20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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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 인터뷰-오대혁 주식회사 진피그팜 대표

종돈 1만두 규모 양돈회사 운영

홍동 출신...초대 농민회장 아들

홍성군은 약 350여 양돈농가가 밀집되어 있는 국내 최대규모의 양돈단지이다. 그런데 이 양돈의 메카인 홍성을 떠나 전라남도 진도군에 돼지농장을 차려 크게 성공한 홍성인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진피그팜의 대표인 오대혁(46) 씨가 그 주인공으로 오 대표는 초대 홍성군농민회장이었던 홍동면 화신리 오영남 씨의 아들이다. 진피그팜의 양돈 규모는 종돈 1만여 마리와 비육돈 5000여 마리로 진도와 순천, 임실, 함양에 농장을 두고 있다. 올해 최대 100억원 정도의 매출이 기대되는 그는 성공한 출향인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그를 직접 만나 성공 배경에 대해 물어보았다.

 

인터뷰 차 진도군의 농장을 방문했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돼지 악취가 집중하지 않으면 맡을 수 없을 정도로 억제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저희는 설비 당시부터 악취를 최소한으로 하자는 목적을 갖고 농장을 건설했어요. 제가 직접 고안하여 우리 농장의 특성에 맞는 악취 저감 시스템을 갖추려고 노력했죠. 일반적인 포집, 살수시설 외에 순환시스템을 갖추고, 질화세균 등의 미생물을 활용해 분뇨 등에서 나오는 악취를 억제하려 노력했습니다. 암모니아 20ppm, 황화수소 0.5ppm 정도가 악취의 기준인데, 저희는 그 1/20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어요.”

실제 사무실 입구에 설치된 악취 측정장치에는 암모니아나 황화수소 수치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 주변 1km 이내에 민가는 일절 없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바로 옆에 가정집이 있는 양 악취 저감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었다. 진도군 역시 축사 허가기준에 악취 저감 시설을 갖출 것을 요구하며 악취 저감에 힘쓰고 있었다.

그가 이렇게 진도군에서 농장을 운영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농사꾼이던 그의 부모님이 소일거리로 시작한 양돈을 도우며 성장한 그는 양돈이라는 업에 뜻을 품고 단국대 축산학과에 진학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 대학원을 진학할까 현업에 뛰어들까 고민하던 그는 홍성에서 모돈 250여두를 키우는 임대농장을 시작했다. 그러나 시스템화 되어가는 양돈업계에서 기존 생산방식으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한 그는 영농조합법인 양돈사랑의 설립인으로 참여하는 한편 2004년, 영농조합법인 만해농장을 보령에 설립하여 변화하는 시대에 맞추어 경쟁력을 갖추고자 하였다.

그러나 PED(돼지유행성설사병) 등의 돼지 전염병을 겪으며 양돈에 회의감을 느낀그는 조합을 나와 수원으로 이사하여 휴식기를 가졌다.

“당시에는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감염된 돼지들의 내장을 갈라 다른 돼지들에게 먹였어야 했어요. 한 달에 1000두가 넘는 돼지가 죽는 처절한 과정이었죠. 저도 애를 낳고 키우는 입장에서 새끼돼지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자괴감이 들기도 했어요. 어린 나이부터 농장 생활을 해서 그런지 정말 이 길이 맞나 하는 회의감도 있었고요.”


얼마간의 휴식기 후, 생계를 위해 다시 농장일에 뛰어들기로 결심했지만 구제역이 유행하여 새로운 농장 계약에 어려움이있었다. 한동안 다른 농장의 일을 도우며때를 기다리던 그에게 과거 조합원 동료로부터 한 권유를 받게 된다.

전라남도 진도군에 위치한 ㈜진피그팜 전경.

“그 즈음에 저는 돼지를 사업으로 접근하기 시작하면서 시스템 마련이나 운영계획, 자금조달 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배우기엔 장벽이 너무 높아 어쩌지 못하는 상황이었죠.그런 와중에 전에 알던 분으로부터 전라도지역에서 종돈장을 해보는게 어떻냐는 권유를 받았습니다. 종돈을 해본 적이 없었던저는 망설였지만 대표직을 주고 운영상 전권을 준다는 말에 이건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수락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그의 마음을 흔들었던 것은 종돈 중에서도 고위생 프랑스 돼지를 데려와 키우자는 내용이었다. 당시 국내에서 프랑스 종의 육성은 성공한 바가 없었기에 큰 모험이었다. 하지만 고위생종돈인 프랑스 돼지의 육성에 성공하면 질병으로 인해 고생할 일이 줄어들 것이며, 일반농장에 고위생 돼지를 분양하여 생산성을 높인다면 양돈업계 전체에 기여하는 일도 될 것이라는 판단이 그를 움직인 것이다. 해남의 농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그는 보란 듯이 프랑스 돼지의 육성에 성공하였고, 당시MSY(1년간 모돈 1마리 당 출하체중이 되어 판매된 종돈의 수)를 평균 20마리에서29마리까지 개선하며 능력을 입증했다.

이후 친구들이 인수한 농장의 운영을 돕거나 직접 운영하면서 자금조달 경험을 쌓은 그는 현재의 농장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현재 진피그팜은 선진의 양돈계열화 사업에 함께하면서 종돈을 생산하고 있다. 진피그팜으로부터 종돈을 분양 받아본 사람들은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고, 다른 농장에서도 종돈을 진피그팜의 것으로 바꾸려는 농가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이후의 계획에 대해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종돈시장은 신규 농장 설립에 제약이 많고 조례도 까다로워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기회가 있다면 종돈장을 확장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 생각은 딱히 없고, 지금은 좋은 품질의 돼지를 생산하여 일반농장이 만족할 수 있는 돼지를 공급해 업계에 기여하고 싶어요. 실제로 일반농장에서 감사하다는 연락을 종종 받곤 하는데, 그때마다 자부심을 느끼거든요.”

양돈 그것도 종돈업계의 큰 손으로 떠오른 오대혁 ㈜진피그팜 대표는 홍동초, 홍동중(18회), 풀무고, 단국대 축산학과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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