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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마면 송암리 구암마을 - 마을 둘러보기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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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마면 송암리 구암마을 - 마을 둘러보기 ②
  • 홍성신문
  • 승인 2020.07.1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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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 청년 마을조사단에서는 마을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홍성 지역의 소중한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농촌의 가을은 갈무리로 한창이다.
벼 수확에 이어 콩, 들깨, 배추, 무 등을 수확하고 나면 겨울 김장이 남았다.
소래울에 거주하는 최정섭 씨가 메주콩 수확에 나섰다. 집 앞에 메주콩을 펼쳐놓고 콩깍지를 탁탁 두드린다. 잘 익은 노란 메주콩이 또르르 떨어져 나온다.
한편에서는 이경엽 씨가 들깨를 수확한다. 혼자 짓는 농사지만 심고, 돌보고, 수확하는 일이 지금까지도 재미있는 것을 보면 농부가 천직인 것 같다. 도리깨질을 해보다가 다시 막대기를 들었다. 사용해 보니 더 효과적이다.

여기저기 퍼지는 들깨 냄새가 마을에 한가득이다.갈무리가 마무리되면 김장이 남았다.

2반 구래의 여자 세 명이 날을 잡았다. 국현옥 씨 앞마당에 비닐을 깔고 권경진 씨와 이성자 씨가 배추 속을 넣는다. 김치로 겨우내 온 가족이 먹을 김치가  빨갛게 익어간다.

어릴 적에는 잘 먹지 않던 음식도 어른이 되면 맛있고 달콤하게 느껴지는 음식이 있다.
곶감도 그 중 하나다. 하얀 가루가 묻어 있는 말랑한 식감의 감은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봤을 때 입맛이 당기는 음식은 아니었다.
어른이 된 지금은 없어서 못 먹는 음식이지만 말이다. 김성골에 거주하는 이영구 씨가 가을이 익어가는 11월, 곶감 말리기에 나섰다. 중간 정도로 익은 감을 꼭지는 살려두고 동그랗게 칼로 도려낸다. 그런 다음 감자칼을 이용해 껍질을 얇게 벗겨낸 뒤 처마 밑 곶감걸이에 걸어 말린다.

지금은 곶감걸이가 나와 일손을 덜었지만 예전에는 지푸라기를 이용했고, 이후에는 나일론 끈을 사용했다.
우는 아이에게 주는 곶감이라고 할 만큼 귀한 건과류다.
자식들 오면 주려고 일부러 심은 감나무의 감을 수확해 곶감을 말리는 어머니 마음 가득한 곶감이다.

조사 : 글 김옥선, 이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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