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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안일이 자격논란 사태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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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안일이 자격논란 사태 키웠다
  • 민웅기 기자
  • 승인 2020.07.12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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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사업자 자료 검증시스템 작동 부재
전화번호·주소 상이…단체명도 제각각
엉뚱한 실적으로 버젓이 사업자 선정돼

행정소송으로 번진 생생문화재 보조사업자 자격 논란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행정의 검증 시스템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논란의 대상이 된 단체는 지역, 분야를 가리지 않고 보조금 수주에 나섰다.

홍성군이 올해 3월 공고한 ‘2020년 생생문화재 사업 보조사업자 공모’는 1차 서류전형 심사방법으로 ‘신청 자격 및 제외단체 등 결격사유 및 제출서류 진위 여부 확인’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보조사업자로 최종 선정된 단체가 제출한 자료는 홍성군의 확인이 있었는지 조차 의심되는 부분이 곳곳에 존재한다.

사업신청서에 사단법인 000 홍성군지회의 주소는 홍동면 광금남로 00, 우편번호는 32283으로 기록돼 있다. 그런데 전화와 팩스(fax) 번호는 예산지역 국번인 041-338-0000로 표시됐다. 케이티(KT)에 확인 결과 현재 국번 체계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주소나 전화번호 중 하나는 사실과 다르다는 얘기다.

더욱이 단체, 대표자, 사무담당자의 우편번호, 전화번호, 인터넷주소가 모두 동일하다. 대표자와 사무담당자가 단체 소재지 주소에 함께 거주해야 가능한 일이다.

사단법인 000 홍성군지회는 문화재 관련 활동 실적으로 ‘2019년 9월 11일 4박5일 일정으로 사단법인 해피맘 임원 및 회원들과 몽골 수도 올란바토르를 방문해 몽골 문화재 답사와 국제 박람회 참여’를 들었다. 그런데 이 실적은 사단법인 해피맘 총본부의 행사로 확인됐다.

이 단체는 2019년 11월 11일 창립했다. 당일 홍성세무서에서 신규 발급된 ‘고유번호증’을 첨부해 제출했다. 그런데 사업신청서의 창립연도는 2018년으로 썼다. 그런데 이 단체가 올해 1월 ‘2020 안회당 활용 프로그램 운영 보조사업자 공모’에 참여하며 제출한 사업신청서에는 창립연도를2019년으로 기록했다.

1년이 안된 단체의 자격을 인정한 근거로 홍성군은 ‘사단법인 000 홍성군지회 대표자가 총본부 회장에게 받은 2019년 1월 3일자 인준장을 제시한다. 그런데 이 인준장은 홍성군지회장이 아닌 ’홍성군 센터장‘으로 돼있다. 단체 이름이 다르다.

몽골에 다녀왔다는 단체의 실적은 정작 따로 제출한 ‘용역 이행 실적 증명서’와 전혀 다르다. 증명서는 ‘사단법인 매헌윤봉길월진회가 2019년 6월 21일 예산군 덕산면 충의사 일원에서 윤봉길 탄신일을 기념하여 진행된 2019년 생생문화재 사업, 윤봉길 평화를 노래하다 행사 기획, 준비, 운영’이라고 적었다. 행사가 이미 진행된 것으로 명시했다.


또 이행기간은 ‘2019년 5월 18일~2019년 6월 30일’, 비고란에는 ‘행사 당일 참여인력에 대한 실비 지급’이라고 썼다. 그러나 확인 결과 이 행사는 9월로 연기 됐으며, 참여인력 인건비도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출 서류에 대한 진위 여부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반증으로 보기에 충분하다. 홍성군은 논란이 제기되자 이 용역이행 증명서의 이행 기간, 비고란, 내용 등을 바꿔 정보공개하고 홍성군의회에 제출해 논란을 키웠다.

사단법인 000 홍성군지회는 올해 2월 26일 홍성군청 가정행복과가 공고한 ‘홍성군 청소년 발달장애학생 방과후 활동서비스 제공기관 모집’ 공모에 참여해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단체가 제출한 사업신청서에는 단체 주소가 홍동면광금남로로 나와 있다. 그러나 함께 첨부된 단체소개서의 주소는 삽교읍 청사로 이다. 단체명도 신청서에는 ‘홍성군지회’, 단체소개서에는 ‘홍성군지부’라고 썼다.

제출된 3년 간 실적도 홍성군지회가 아닌 사단법인 000 총본부가 홍성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진행한 기록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단법인 000 홍성군지회장이 지부장을 겸직하고 있는 사단법인 000 충남지부는 예산군이 같은 시기에 공모한 동일한 보조사업에 신청했다가 탈락한 바 있다.

이 단체는 창립된 지 6개월도 안 돼 안회당 사업 4000만원, 생생문화재 사업 3억5000만원, 청소년 발달장애학생 서비스 사업 1억2000만원 등 모두 5억1000만원의 국비, 지방비 보조금 사업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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