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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학교서 한국 첫 협동조합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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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학교서 한국 첫 협동조합 출발
  • 이번영 시민기자
  • 승인 2020.07.0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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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협동조합주간 특집/창립 40주년 맞는 풀무생협
홍성읍 풀무생협 매장
홍성읍 풀무생협 매장

국제연합(유엔)은 해마다 7월 첫째 토요일을 국제협동조합의 날로, 그 주간을 협동조합주간으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풀무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풀무생협)이 1980년 7월 7일 매장 문을 연 생일과 맞아 떨어지는 주간이다. 풀무생협의 뿌리는 61년 전 풀무학교 소비조합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44년 영국에서 28명의 방직공장 노동자들이 경제, 사회적 어려움을 협동을 통해 극복하려고 시작한 소비자협동조합은 170년 만에 전 세계 10억 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59년 9월 6일 풀무학교 소비조합이 처음이었다. 한국 협동조합의 양대 축인 신용협동조합은 1960년 5월 1일 부산 메리놀병원에서 27명이 성가신용조합을 만들며 한국에 상륙했다. 농협은 1961년 8월 15일 농업협동조합법을 공포하며 종합농협으로 출발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생협은 행복중심생협, 한살림생협, 아이쿱생협, 두레생협 4대 생협연합회가 각기 여러 지역 생협 물류를 대면서 연대활동하고 있다. 1987년 성 평등한 민주사회와 여성 대중운동을 목표로 조직한 한국여성민우회가 1989년 여성민우회생협을 만들어 풀무생협과 유기농산물 직거래를 시작했다. 여성민우회생협은 그 뒤 행복중심생협으로 이름을 바꿔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89년 강원도원주에서 박재일이 밥상살림, 농업살림, 생명살림 운동을표방하며 22개 조합으로 한살림생협을 창립했다. 1996년에 경인지역 7개 생협이 수도권 사업연합회를 결성했으며뒤에 두레생협으로 이름을 바꿨다. 1998년에는 수도권 6개생협이 21세기생협연대 이름으로 뭉쳤다가 2008년 아이쿱(icoop)생협연합회로 이름을 바꾸며 확대해 오늘에 이르고있다.

가장 먼저 출발한 풀무생협은 후발주자들에게 영광의 자리를 내주고 ‘협동조합 운영의 고난도’만큼이나 힘들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40주년을 맞아 내포시대와 함께 새로운 도전의 길에 나서 한국 협동조합계가 주목하고 있다.

풀무생협의 40년 발자취와 새 도전

두 번 넘어지고 세 번째 내포로 도전

홍동면 주민 27명이 1980년 5월 28일 풀무학교 강당에서 풀무생협 창립총회를 열었다. 그리고 7월 7일 홍동면 운월리 홍동양조장 별채 10평 크기 가게를 월세 2만 5000원으로 얻어 생활필수품 판매장 문을 열었다. 그러나 3년만인 1983년 감당하기 어려운 적자가 발생, 발전적으로 해산하고 다시 그 이름으로 재창립했다. 새 조합은 풀무신협 회의실 20여 평에 무상으로 들어가 매장을 꾸렸다. 당시 조합원은 93명, 식품, 잡화, 씨앗, 연탄, 농기구,철물, 의료, 시멘트, 합판 등 800여 종류를 판매했다.
풀무소협은 1989년 한국여성민우회생협(현재 행복중심생협)과 거래를 시작되면서 도농간 농산물 직거래사업에 주력했다. 1990년대 중반 오리농업이 들어오면서 홍동면이 전국 최대 유기농업단지로 부상했다. 그러자 1990년대 말 공산품 판매를 중단하고 유기농산물을 도시에 공급하는 생산자협동조합으로 업무 내용을 바꿨다. 2002년 홍동면 금평리에 배밭 4500평을 매입 건평 160평 쌀 저장창고를 짓고 건조기, 사이로 시설 등을 갖췄다. 논 150만 평, 밭 35만 평의 유기 필지를 확보하고 조합원 1000명, 직원이 14명으로 늘어나며 사업이 커졌다.
2005년 정부의 추곡 수매 제도가 폐지되자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친환경농업으로 정책과 예산을 투입해 살길을 찾아나섰다. 그러자 친환경 농산물이 과잉 생산돼 가격이 폭락하고 풀무생협은 적자를 발생했다. 2009년 7월 풀무생협 임시총회 자료에 따르면 총 자산이 36억 원이나 부채가 50억 원으로 사실상 파산상태에 들어갔다. 2012년 대책의 일환으로 생산자 조합원들이 영농, 주곡, 축산, 채소 4개 품목별 영농조합으로 분리하고 소비자 조합원들은 홍성읍에 판매장을 개설하면서 공산품과 농산물을 판매하는 생협으로 환원했다. 그러나 토지와 건물을 모두 부채와 상계하면서 빈손이 됐다. 조합원 280여 명이 탈퇴했다. 홍성읍 월산리 부영아파트 앞에 매장을 차리며 홍성읍 소비자들이 동참, 2020년 현재 1500여 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협동 운동을 다각화하고 있다.

2020년 5월말 총회보에 의하면 풀무생협 조합원은 1463명, 출자금 1억5900만원, 그러나 자산이 8700만원으로 7200만 원의 자본 잠식상태를 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1400만 원의 손실금을 발생시켰다. 풀무생협은 군내 어린이집의 절반이 넘는 28개 어린이집 1152명 원아들의 친환경급식 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조성미 이사장을 비롯한 15명의 이‧감사와 101명의 대의원이 총회를 구성하고 3명의 상근 활동가가 일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 청운대와 산학 협력
풀무생협은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주관하는 2020 친환경농업기반구축사업 소비, 유통 부문 사업자로 선정됐다. 국비와 도비, 군비, 자부담을 포함해 8억7700만 원을 들여 내포신도시 충남도청 남문 앞에 108평 매장을 마련해 옮긴다. 이 매장에서 홍성산 친환경농산물을 비롯해 제빵·제과, 한돈·한우 정육, 반찬, 친환경 가공품 등을 판매한다. 친환경 제과·제빵은 청운대 호텔조리식당경영학과 재학생 및 교직원들로 구성된 다빈협동조합과 산학협력을 한다. 홍동농협, 홍성친환경농업인연합회 등과 협약을 체결 친환경농산물 공급 준비를 마쳤다.
풀무생협은 온라인 판매 및 소통 강화를 위한 플랫폼을 개발한다. 온라인 홈페이지 및 쇼핑몰과 모바일 APP(Android, IOS)을 구축하고 페이스북 페이지를 강화하며 카카오채널을 개설한다.
1959년 풀무학교 안에서 시작한 풀무생협은 1980년 홍동지역으로, 2013년 홍성읍으로 진출했다. 2020년 내포신도시로 나간다. 풀무생협은 40년 동안 두 번 무너지고 일어났다. 창립 3년만인 1983년에 적자 경영으로, 1999년 말 유기농산물 생산자조합으로 내용을 바꿔 운영하다가 두 번 째 파산을 맞았다. 이제 다시 일어나 내포시대와 함께 충남도민의 생협으로 도전장을 내민다. 많은 상처를 안고 끈질기게 이름을 지킨 역사를 찬란한 영광으로 재현할 수 있을지 군민 뿐만 아니라 전국의 생협계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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