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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마면 송암리 구암마을 - 사람 사는 이야기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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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마면 송암리 구암마을 - 사람 사는 이야기 ③
  • 홍성신문
  • 승인 2020.06.2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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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이 만드는 달콤함

홍성군 청년 마을조사단에서는 마을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홍성 지역의 소중한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조사 : 글 김옥선, 이은정

꿀벌이 가져다주는 달콤함을 맛보기 위해서는 자연의 시간을 기다리고 감사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양봉은 기록상으로는 고구려 동명성왕 때 인 것으로 나타난다. 한국민족대백과 사전에 따르면 조선시대에 이르러 양봉이 발달, 조선 숙종 때 흥만선(供萬選)이 지은 ‘산림경제’에 양봉기술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되어 있다. 이때부터 사대부층에서 양봉기술을 보급하게 되고 꿀벌 기르기와 채밀 방법을 지도할 수 있는 양봉기술서가 등장한다. 우리나라는 1930년대를양봉의 황금기라 일컫는다. 벌꿀의 용도가다양화되고 수요층도 확산됐다.

구래에 사는 심창섭 씨가 양봉을 시작한 지는 15년 정도 됐다고 한다.

“당질이 양봉을 하는데 해보고 싶다고 하니 벌 2통을 줬다. 그런데 그 때 서울에 잠시 다녀올 일이 있어 다녀왔는데 그 사이 눈이 많이 왔다. 돌아와 보니 모두 얼어 죽었다. 첫 해는 실패한 셈이다.”

그렇게 시작한 양봉은 현재 아카시아 꿀, 잡꿀, 밤꿀을 생산해 판매한다. 아카시아 꿀은 6월경, 잡꿀은 이른 봄, 밤꿀은 밤꽃이 지면 채취한다.

“겨울에 눈이 와서 땅이 물기를 머금고 있어야 하는데 지난해에 눈이 안 와서 올해는 아카시아 꿀을 얻지 못했다.”

현재 심 씨는 50군의 벌을 키우고 있다. 벌통을 ‘궤상’이라고 하는데 궤상에 빈 섬을 7~10장 정도 넣어준다. 빈 섬은 냉동실에 보관해 사용한다. 섭과 섭 사이에 밥통을 넣는다. 겨울에는 밥통에 설탕물을 넣어준다. 새끼를 까지 않은 판은 이층으로 올리고 그 사이에 격왕판을 놓아 여왕벌이 올라오지 못하게 막는다. 이렇게 생산된 꿀은 대량 생산 양봉농가의 경우 기계를 돌려 수분을 날린다. 꿀의 농도를 18~19도로 맞추기 위함이다. 심 씨는 변질되지 않도록 벌이 스스로 날개짓을 통해 수분을 증발시킨후 밀랍으로 봉해 숙성 된 꿀을 생산한다.

“벌집에는 수 천 마리가 들어 있는데 왕은 딱 하나다. 복잡해지면 벌이 왕대(알을 낳는 방)를 스스로 짓는다. 왕대는 크기가 2cm, 두께 1cm다. 왕이 알을 낳으며 부화된 신왕이 벌들 중 가장 강한 놈을 데리고 나온다. 왕이 강한 놈을 데리고 가는 이유는 새로운 나라를 개척해야 되니까 그러는 것이다. 그 때 사람이 할 일은 나무에 붙은 벌집을 따서 얼른 통에 넣는 것이다. 그게 가장 좋은 벌이다.”

현대 물리학의 혁명가라 불리는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면 인간은 그로부터 4년 정도밖에 생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꿀벌의 세계는 그만큼 정교하고 복잡하다. 꿀벌이 사라지면 식물이 열매를 맺기 어려워 과일도 먹을 수 없다. 아마도 전 세계적으로 식량 대란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꿀벌이 먼저인지, 식물이 먼저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둘이 공존해 세상의 한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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