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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마면 송암리 구암마을 - 마을 톺아보기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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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마면 송암리 구암마을 - 마을 톺아보기 ②
  • 홍성신문
  • 승인 2020.06.0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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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말하다

1971년생 권영국 씨와 부인 이경심 씨는 흥성공업고등학교 1학년 권명오, 금마중학교 2학년 권명서, 금마초등학교 5학년 권명훈 군과 함께 모친인 김옥예 씨와 17년 째 살고 있다. 김옥예 씨는 고(故) 권태향 씨와의 사이에 2남2녀를 뒀다. 막내아들인 권영국 씨는 결혼 후 안산에서 살았다.

“큰 아이를 낳고 아이가 많이 아팠다. 아무래도 안산이 공단이 많다 보니 그런 것 같아 어머니가 계시는 구암에 내려오기로 했다.”

이경심 씨는 김옥예 씨에게 ‘엄마’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살면서 입다툼 한 번 해보지 않았다는 고부다. 이경심 씨는 “나도 직장에 다니기 때문에 사실 어머니가 많이 도와주시는데 지금은 몸이 불편하셔서 걱정이다” 라며 “아이들에게도 시골이라는 환경이 교육적으로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한다.

 

주말에만 오는 권영국 씨와 직장생활을 하는 이경심 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그 중심에는 김옥예 씨가 늘 함께한다.

 

김옥예 씨는 “우리 손자들이 다 착하다. 학교에서 먹을 것이 생기면 꼭 집에 가져와서 할머니에게 주며 나눠 먹는다”고 말한다.

구래에 거주하는 윤세강 씨는 1965년생으로 부인 1962년생 정인엽 씨와 1995년생 윤보람 씨, 1998년생 윤현성 씨, 그리고 모친 1932년생 박수남 씨와 살고 있다. 현재 윤보람 씨는 홍성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출퇴근하고 있으며, 윤현성 씨는 제대 후 복학을 준비하고 있다 .
박수남 씨는 흥북읍에서 금마면 송암리 와야마을로 시집을 갔다가 1968년 구암마을로 이사를 왔다. 윤세강 씨가 세 살 때였다.

박수남 씨는 “세강이가 셋째 아들인데 우리 아들은 뱃속에서 나와 지금까지 나랑 한 번도 떨어져 지내본 적이 없다”며 “손자 손녀를 봤는데 이제 외손자까지 봤으니 너무 좋다”고 말한다.

출가한 큰 딸이 종종 집에 들려 이제 2살 된 손자를 정인엽 씨가 돌본다. 정 씨는 “원체 어머니가 며느리를 편하게 해주시는 분이다”라며 “아이들을 키울 때 어머니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지금 어머니가 몸이 불편하셔서 어머니를 혼자 두고 외출해야 할 때는 마음이 아프다”고 말한다.

서로 다른 세대가 한 지붕 아래 산다는 것은 배려와 돌봄, 이해를 함께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소래울에 거주하는 심재설 씨는 1979년생으로 부인 양준화 씨와의 슬하에 6살 심성보 군과 3살 심수연 양을 뒀다. 부친인 심영섭 씨와 모친 허숙경 씨는 구래에 거주한다. 함께 거주하지는 않지만 한 마을에 살면서 상부상조하는 관계다.

마을에서 막내인 심재설 씨는 소 45마리, 심영섭 씨는 소 130마리를 키운다. 축사를 운영하면서 심재설 씨는 축협 사료공장에 근무하며 바쁜 시골생활을 하고 있다.

심수연 양의 어리광에 선뜻 등에 내어 주는 할머니 허숙경 씨다.

심재설 씨는 “홍성에 살다가 축사를 지으면서 이사 온 지 2년이 됐다. 같이 살지는 않지만 아버지 도움을 많이 받고 있으며 아무래도 좀 더 편하다”고 말한다.

부인 양준화 씨 역시 직장생활을 하기에 장성어린이집에 다니는 두 자녀의 양육의 일부분은 장모인 강성실 씨가 함께 한다.

심영섭 씨는 “아들이 가까이 살면서 손자 손녀 보는 재미에 너무 행복하다”고 말한다. 슬하에 2남1녀를 둔 허숙경 씨는 “지금은 아이들을 키우는 환경이 너무 많이 달라졌다. 우리 때만 해도 아이들을 땅에서 키웠다. 밭일을 하면서 아이를 등에 업고 일하다가 땅에 누워 놓고는 했다. 그 당시만 해도제초제 한 번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라며 “자식은 내 피가 뭉쳐서 나온존재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아까운 것이 없다”고 설명한다.

태어나면서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은 ‘가족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묶여 생활하게 된다. 함께 밥을 먹고, 서로의 생활을 공유하고 나누며, 부대끼는 것이 가족이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과 자녀의 양육과 살림을 책임지는 여자의 성역할 구분도 가족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가족은 사회의 축소판이라고도 한다.

미술평론가 박영택은 ‘가족을 그리다’에서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 이미 누군가의 가족이다. 가족은 목숨의 가장 근원적이고 본능적인 욕구를 함께 채워가고 도모해 가는 이들이다. 그래서 가족 구성원의 결속은 다소 눈물겹다”고 말한다.

자녀의 성장과 눈물,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성실함, 조부와 조모의 애절한 손자 사랑이 뒤엉켜 있는 곳, 한지붕 3세대의 모습이다.

조사, 글 김옥선, 이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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