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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지역 숨겨진 이야기 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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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지역 숨겨진 이야기 ⑧
  • 홍성신문
  • 승인 2020.05.31 1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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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마을의 ‘은하봉 들돌 축제’
들돌 들기에 참여한 외국인 모습

우리의 세시풍속에 들돌 들기가 있다. 농촌에서 추석이나 칠월칠석 등 의미 있는 날에  행하던 성인 남자들의 힘자랑 풍습이다.

들돌 들기는 농경사회에서 남자들의 상징인 힘을 과시하고 겨루던 우리민족의 전통놀이다. 어린 일꾼은 들돌을 들어 올려 성인의 자격을 부여받는 통과의례이기도 했다.

 들돌은 대개 마을 입구나 정자 나무아래에 놓여 있었다. 보통 타원형 모양이며 쌀 한가마 정도 무게를 지닌 돌이 주류였다.

들돌은 힘자랑의 도구로서 뿐만 아니라 신앙의 대상이기도 했다. 여인들이 아들 낳기를 원하며 들돌 앞에서 기도한다거나,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삼기도 했다.

우리고장 홍성에는 구항면 황곡리 하대마을 들판에 들돌이 잘 보존되어 전해온다.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 역할과함께 재미있는 전설도 전해온다.

옛날 하대마을과 이웃마을에서는 해마다 들돌을 자기마을로 옮겨가는 싸움을 벌이곤 했다. 들돌이 자기마을에 있으면 전염병이나 외부의 나쁜 기운을 막아준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어느 해인가 하대마을의 힘센 장사가 들돌을 옮겨온 이후로는 더 이상 아무도 가져갈 수가 없었다. 다른 마을에서 는 하대마을의 장사를 이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하대마을의 들돌은 수백 년 동안 그 자리에 계속 머물러 있다.


홍성군 갈산면 행산리 김좌진 생가 앞에도 들돌이 놓여있다. 옛날 김좌진 장군이 힘자랑을 하며 들어 올리던 돌이라고 한다. 김좌진 장군 생가 앞에 있는 들돌은 아예 바위에 가깝다. 명칭은 들돌이지만, 김좌진 장군의 힘자랑을 상징하기 위해 옮겨온 것으로 생각된다. 이 돌을 장군바위라고 부른다. 이외에도 결성지역의 농요농사박물관에도 들돌 몇 개가 전시되어 있다.

이제 들돌 들기는 책이나 기록에서나 만날 수 있는 처지가 되었다. 그런데 반갑게도 우리고장에 옛날 조상들의 들돌 들기 행사를 재현하는 마을이 있다.

홍성군 은하면 대천리 대천마을에서는 해마다 ‘은하봉 들돌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은하봉은 대천마을 앞에 있는 지기산의 높은 봉우리다.

대천마을은 옛날부터 일꾼들의 품삯을 정하기 위해 들돌 들기를 해왔다. 이런 풍습은 무거운 들돌을 들어 올려서 장사를 선발하는 대회로 발전하여 전해왔다. 아쉽게도 마을에 젊은이들이 넘쳐나던 1960년대까지 이어져 내려오다가 맥이 끊기고 말았다.

하대마을 들돌 모습

이후 명맥이 끊긴 들돌장사 선발대회를, 2015부터 ‘은하봉 들돌축제’로 되살려내었다. 축제 종목에는 부부싸움 하는 날, 고무신 멀리 벗어던지기, 제기차기, 동전치기, 다듬이 공연, 떡메치기 등 볼거리가 많다. 우리의 전통 민속놀이에서 착안하여 마을 공동체 축제로 발전시키며 인기를 얻고 있다.

예전의 마을 들돌장사 선발은 들돌을 들고 멀리 걸어가는 사람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후 안전을 고려하여 들어 올리는 것으로 바꿨다고 한다. 현대판 은하봉 들돌 축제도 안전을 고려하여 들돌을 들고 오래 서있는 사람이 들돌 장사로 선발된다.

은하봉 들돌축제를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아주 흥미로운 체험이다. 책이나 기록으로 보는 재미보다 직접 만나보는 즐거움이 특별하다. 젊은 청년들이 들돌을 들어 올리는 갖가지 몸동작이나 표정들이 참으로 재미있다. 외국인들도 들돌을 들어 올리며즐겁게 참여한다.

2020년 들돌 들기 행사도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다. 그나저나 코로나 19로 인하여 올해 행사가 제대로 개최될지 벌써부터 염려가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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