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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 - 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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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 - ⑮
  • 홍성신문
  • 승인 2020.05.31 11: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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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문화원 사무국장 조남민

조남민 홍성문화원 사무국장이 우리지역의 사투리를 매주 구수하게 풀어낼 예정이다. 조 사무국장은 연재의 이유에 대해 사라져가는 정겨운 사투리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를 계기로 전문가의 본격적인 연구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전문가, 학자로서의 견해가 아닌 ‘사투리 소비자’ 입장에서의 가벼운 글임을 미리 알린다. <편집자주>

 

“허벌덕신”

이니:  저것보게, 칠복이 저늠이 오늘은 웰케 비리비리 허면서 골골대지?
저니:  어제 결혼식 뷔페집가서 허벌덕신 처먹더니 밤새 똥뚜간 댕긴 모냥이구먼.

<허벌덕신>은 허겁지겁 무엇인가를 먹는 모양새를 나타내는 말이다. ‘몹시 굶주려 있거나 궁하여 체면없이 함부로 먹거나 덤비다’의 의미인 ‘허발하다’에서 유래되었다. ‘허발’이 ‘허벌’로 변한 것이야 그럴 수 있다고 쳐도 ‘덕신’은 어떻게 붙게 된 것일까. 우선 한동안 요기를 못하다가 간신히 동냥밥을 얻어서 허겁지겁 먹는 거지의 몰골이 떠오른다. 얼굴에는 밥풀이 ‘덕지덕지’ 붙고 몸은 ‘굽신굽신’ 대는 모습이 연상되지만, 사실은 ‘허발대신’ 에서 온 말이다. 이때의 대신(大神)은 ‘귀신’을 뜻하는 것으로 ‘허겁지겁 먹어치우는 귀신’을 이르는 말이 허벌덕신인 셈이다.
‘허벌나다’는 ‘양이 푸지게 많거나 정도가 심하다’라는 별도의 뜻을 갖고 있으며, 주로 ‘허벌나게’의 형태로 실생활에서 심심찮게 쓰인다. 전라도 지역에서는 ‘굉장하다’로 쓰이고 충청도 지역에서는 ‘허발하다’의 뜻으로도 사용되는데, 허벌덕신에 이르러서는 이 모든 의미들이 종합적으로 합쳐져서 재미있고 독특한 표현으로 거듭난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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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암거사 2022-05-29 09:14:34
허발득신 입니다. 허한기운이 발동하여 신들린듯 이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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